유대인 아버지의 2차원 영재교육 - ‘탈무드식 토론법- IQ계발 방법’
[브랜드뉴스] 입력 2010.11.14 23:18
어려서부터 발표하며 언어구사력·대화법 익혀
정통파 유대인들이 탈무드를 공부하는 데 참여해보면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필자가 탈무드 고급반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 탈무드 중 경제 문제를 다루는 반으로 학생 수는 10명 정도다. 주제는 경영주와 노무자의 관계며, 사례는 농장주와 일꾼들의 대화다. 성경이 쓰인 농경시대가 배경이다. 농장주가 일꾼들에게 내일 아침 밭에 나와 일하도록 했다. 그런데 아침에 비가 많이 왔다. 이 경우 주인이 일꾼에게 품삯을 줘야 할까 묻는 문제다. 토론자들은 대답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정답은 이렇다. 주인이 미리 일꾼들에게 다음 날 할 일과 비가 올 경우 일과 임금 조건을 확실히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막연히 일하러 오라고만 했다면 주인이 일꾼에게 임금을 줘야 한다. 이 같은 사례중심 공부는 현대에도 적용된다.
그들과 함께 탈무드를 공부하며 놀란 네가지가 있다. 첫째, 그들은 탈무드도 하나님이 선민인 자신들에게 준 법 해석이라고 여긴다. 선민으로 올바르게 살기 위해 지켜야 할 윤리적인 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강자(농장주)에게 약자(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철학과 부합한다.
둘째는 랍비와 학생들의 토론 모습이다. 랍비가 질문하면 학생들이 손을 들고 기다리다 차례로 답한다. 그 때마다 랍비는 ‘그러면 일을 하다 비가 오면 어떻게 하냐’며 다시 질문한다. 학생이 답하지 못하고 다른 학생이 대답하면 랍비는 또 다른 질문을 한다. 학생들은 다른 주석을 빌려 반박도 한다. 이렇게 모든 가능성을 꺼내놓고 질문과 대답을 교차하며 끝없이 갑론을박을 벌인다.
셋째, 토론 열기가 뜨겁다. 서로 발표하려고 강의 내내 손을 들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왜 그토록 질문에 열중할까. 이미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교과서 내용을 배우려고 학교에 가지만, 유대인은 집에서 숙지하고 온 교과서 내용을 갖고 질문과 토론을 하기 위해 학교에 간다.
넷째, 토론식 교육은 학생들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서로 경쟁해야 하므로 최선의 질문을 만들고, 친구들의 의견들을 들으며 도전을 받는다. 자신의 수준이 눈앞에서 드러난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발표로 언어구사능력과 대화·토론 방법을 익힌다. 이는 재치와 순발력도 키워준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도자의 덕목 중 하나다. 토론 중엔 기상천외한 의견도 많이 나온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지식이다.
암기식 학습법에 따라 ‘빨리빨리 정답’에 익숙한 한국인에겐 이런 토론수업이 지루하고 답답하다. 그러나 유대인의 교육방법을 이해하면 유대인이 왜 까다로운지, 유대인 변호사나 학자가 왜 유능한지 알 수 있다. 다른 나라 변호사들이 계약서를 작성하면 2~3쪽에 불과한 것도 유대인 변호사가 쓰면 수십 쪽의 책이 된다. 계약이 발효될 때 발생할 모든 위험부담을 나열해 대비책을 세우기 때문이다.
탈무드는 성경의 율법을 해석하고 잘 지키는 법을 설명한 책이다. 율법을 어기면 죄가 따른다. 죄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증거로 결정된다. 따라서 유대인은 증거를 찾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능력이 뛰어난 것도 그때문이다. 모든 분야에서 많은 저술활동을 할 수 있는 원천 이기도다.
< 현용수 쉐마교육연구원장·재미 교육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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