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에 충실해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다
교리와 부흥, ‘제1회 컨퍼런스’ 개최 … 성경적 교회 회복하고, 외적성장에서 탈피해야
2012년 06월 12일 (화) 13:44:35 표성중 기자 kodesh21@igoodnews.net
▲ ‘제1회 교리와 부흥 컨퍼런스’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워크숍을 통해 성경과 교리에 충실한 설교 작성의 방법과 노하우를 배웠다. 교회가 믿고 고백하는 내용 가르치지 않으면 ‘우민화 현상’ 초래
좋은 설교는 성경과 교리의 성도의 모든 생각과 삶 변화시키는 것
신학과 교리를 강조하면 교회가 부흥하지 못한다거나 신학교에서 배운 대로 목회할 때 교회는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이 목회현장에서 은연중에 나돌고 있다. 그렇다 보니 온갖 실용주의 방법론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문제는 이러한 방법론과 프로그램들이 신학적, 성경적으로 옳고 그른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학과 교리를 멀리한 이러한 목회 유행은 결국 교회의 세속화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성경의 교리에 충실한 교회는 부흥할 수 없을까.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예수비전교회(도지원 목사)에서 개최된 ‘제1회 교리와 부흥 컨퍼런스’는 성경의 교리에 충실해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다는 올곧은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한 자리였다.
이날 ‘현대교회와 교리 설교의 회복’을 주제로 강의한 이승구 교수(합신대)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 교리의 자취가 사라져가고 있다”며 “성도들은 자신들이 믿는 바의 내용을 모르면서 교회에 속해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교리는 교회가 믿고 고백하는 것의 내용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교회는 그저 교회 안에 속해 있으면 자신의 믿는 바의 내용을 몰라도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가르치거나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성도를 어리석게 만드는 ‘우민화 현상’의 일종이다. 이 교수는 “우민화는 교회가 믿고 고백하는 바의 내용을 잘 가르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며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교리를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리 설교는 궁극적으로 과거의 공교회와 함께 성경에서 말하는 사도적 가르침을 그대로 고백하는 교회임을 드러내면서 함께 고백하는 것과 다음 세대의 교회도 같은 고백을 하면서 같이 나아가기 위해 교육한다는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목회자들이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과 다르므로 교리보다는 성경을 가르쳐야 한다 △교리 설교는 제목 설교와 같이 서로 연관성을 지니지 못한다 △교리 설교는 딱딱하고, 너무 길어서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그러므로 교리 설교는 교회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등 교리를 가르치는 설교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은 오해는 교리 설교의 현실을 보여준다”며 “목회자들의 과제는 교리 설교를 잘하는 방법을 제시해 바른 교리 설교는 이런 오해를 극복하는 설교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교리 설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교리 설교를 하려면 설교자가 명확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교리에 대한 설교는 교리적 진술을 성도들에게 주입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믿는 바가 성경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교리 설교는 ‘한 번에 한 주제씩 성경을 강해하는 설교’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설교자는 교리 자체에 대한 이해와 성경 본문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며 좋은 교리 설교는 성경에 대한 바른 강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좋은 교리 설교는 한 번에 하는 설교가 될 수 없다. ‘연속적인 설교’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도신경을 설교할 때 몇 주에 걸쳐서 그 내용을 천천히 설명하는 것이다. 한 조항, 한 조항의 고백이 어떤 성경적 근거를 지니고 있는지 드러내 주면서 설교한다면 성도들은 사도신경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더 깊이 깨닫고 고백할 수 있다.
교리 설교를 다양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매번 같은 방식으로 설교하면 성도들이 교리 설교를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교리 설교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설교를 계획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좋은 설교는 성경에 근거한 교리에 충실한 것이어야 하고, 생동감 있게 현실적인 적용도 함께해야 한다”며 “성도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그때의 사고방식을 잘 파악할 때 성경에서 말하는 방향으로 성도들의 사고방식과 사고 내용을 고쳐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리 설교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강의한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교리를 성경공부 시간이나 교리문답 반에서 가르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있다”며 “강의는 이해를 목적으로 하지만 설교는 응답과 순종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교리 공부와 교리 설교는 상호 보완이 되어야 한다. 교리 설교가 없고 공부만 있다면 성도들에게 있어서 교리는 순전히 지적 작업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성호 교수도 교리 설교를 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교리에 대해 정확하게, 총체적으로,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있을 것 △내용분석이 끝나면 왜 그런 내용이 진술돼 있는지 질문할 것 △성경 본문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줄 것 △교리가 실제 삶과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줄 것 △흥미있게 전달할 것 △좋은 실례를 사용할 것 △꼭 교리문답 순서대로 할 필요 없다 △교리 특강이 아니므로 교리에 대하 모든 설명을 하지 말 것 등이다.
특히 “교리 설교는 목회자 스스로 큰 유익을 받는다”며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해서 교의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등 더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생긴다. 성경 본문을 교의학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능력도 키울 수 있는 등 성경을 보는 안목이 체계적, 종합적, 거시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교리 설교는 오늘날 교회의 보편성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교회를 키워야 한다는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학자들의 강의와 함께 일선 목회현장에서 교리 설교와 교리 교육을 하고 있는 도지원 목사(예수비전교회), 이병일 목사(화전중앙교회 교육목사), 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도 강사로 나서 ‘교리에 충실하면 부흥할 수 없는가’, ‘목회현장을 위한 핵심교리’와 ‘목회와 교리 교육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의하며, 교리에 충실해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교리와 부흥’(대표:도지원 목사)은 앞으로 성경의 교리에 충실한 교회 부흥을 꿈꾸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지속해서 컨퍼런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지원 목사는 “교리가 교회를 분열시키거나 교회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많다”며 “방법론에 치중하고 프로그램 도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교회는 자연스럽게 실용주의라는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게 되면서 교회는 성장한다고 해도 변질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 목사는 “성경과 교회의 역사는 성경의 교리에 충실한 교회의 부흥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교리와 부흥 컨퍼런스를 지속해서 진행하며, 교리 설교와 교리 교육을 통해 성경에서 말하는 성숙한 성도들을 배출하고, 교회를 부흥시키고 있는 사례도 발굴해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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