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상담학계, 성경적 원리로 되돌아가야
한국성경적상담학회, “칼빈주의와 성경적 상담” 주제로 학술대회 개최
승인 2013.10.29 09:42:17
10월 28일(월) 서울 동작구 사당동 총신대학교에서 "칼빈주의와 성경적 상담“이라는 주제로 한국성경적상담학회(이하 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 목적은 기독교 상담학계의 성경적 조망을 목표로 상담의 원리적인 부분으로서의 칼빈주의적 기초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
▲ 한국성경적상담학회(이하 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개회예배 설교를 맡은 변요셉 목사(학회 이사, 송탄순복음교회)는 요한계시록 1:17 말씀을 가지고,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엎드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드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설교를 하였다. 개회사를 맡은 정정숙 교수(총신대학교 명예교수)는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말씀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에 칼빈주의 성경해석의 원리와 실제에 대한 조망이 필요하다”고 이번 학술대회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가 “삶의 체계로서의 칼빈주의”, 노영근 박사(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가 “칼빈주의 성경해석의 원리와 방법”, 정정숙 교수가 “실천적 칼빈주의와 성경적 상담”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하였다.
▲ 삶의 체계로서의 칼빈주의에 대해 이승구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삶의 체계로서의 칼빈주의 / 이승구 교수
이승구 교수의 발제의 핵심은 성경적 상담을 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 “삶의 체계로서의 칼빈주의”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특별히 네덜란드의 개혁신학자이자 정치인이었던 아브라함 카이퍼(1837-1920)의 사상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카이퍼의 논의는 “특별은총 아래 있는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의 여러 문화, 즉 일반은총 영역에서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교수의 논의의 핵심은 “기독교 활동의 토대로서의 기독교 신앙”이었다. 오늘날 많은 활동들이 기독교 활동을 명목상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기독교적이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이 교수는 기독교 신앙의 네 가지 시금석을 제시했다. 첫째, 타락한 인간과 중생의 필요성, 성령의 역사하심을 믿는 것. 둘째, 십자가 구속의 절대적인 필요성을 믿는 것. 셋째, 성경을 성령의 영감으로 주어진 정확무오한 말씀으로 믿는 것. 넷째, 성경에 따라 교회 공동체를 이해하고 그 교회 공동체로서의 지체 의식을 가질 것. 그리고 이러한 신앙을 가진 사람은 “이 세상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변화를 변혁하는 삶으로 나아간다”는 것.
이 교수에 따르면 “카이퍼는 학문을 중립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 즉 중생자가 하는 학문과 비중생자가 하는 학문이 있고, 두 가지는 서로 반립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중생자가 하는 학문의 특징으로 “첫째,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드러나도록 하는 것, 둘째, 학문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의 주권이 온전히 인정되는 것, 셋째, 결과적으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을 존중하며 성경의 내용 및 세계관과 정합성을 가지는 것, 넷째, 처음부터 끝까지 성령님을 의존하며 겸손한 것, 다섯째, 이러한 특성들을 반영하면서 진정으로 사람을 위하는 것” 등을 언급하였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오늘날 학문의 전제와 방법론을 비롯한 학문의 패러다임이 비기독교적”임을 지적하며 “우리 시대에는 기독교 학문을 한다는 조소와 비판에 대립하여 고난을 감당하며 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 노영근 교수는 칼빈주의 성경해석의 원리와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칼빈주의 성경해석의 원리와 방법 / 노영근 교수
노영근 교수는 성경적 상담을 위한 기초로서 칼빈주의 성경해석의 원리와 방법을 제시하였다. 특별히 노 교수가 강조한 것은 “칼빈주의자들은 성경 본문이 가지고 있는 원래 의미를 밝혀내어 실생활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 교수는 “칼빈은 성경 본문의 원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저자의 의도와 텍스트의 역사적-문법적이면서 문학적인 특징, 단어의 어원과 문맥, 성령과 독자의 관계 등을 연구하기 위해 힘썼다”며 “칼빈주의자들은 저자의 의도, 텍스트, 독자의 상호 역동적인 관계를 잘 연구하고 분석하여 독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깨달아 실생활에 적용하도록 할 것”을 주장하였다.
노 교수는 특별히 “성경 본문의 바른 이해를 위해 사회, 문화, 심리, 사상적 배경을 연구할 것”, “성경 해석의 간결-명료성”, “성경을 이해하게 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사역”, “성경 본문의 원 독자에게 적용되었던 메시지를 오늘날 독자들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할 것”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노 교수는 이러한 성경 해석 방법의 실제적 적용점도 간략히 제시하였다. 우선 “목회자(혹은 상담자)는 피상담자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오직 성경뿐임을 확실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성령의 조명하심으로 성경 본문에 대한 정확하고 명료한 주해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말씀에 목회자 자신이 먼저 순종하려는 신앙적 결단이 필요”하다. 아울러 “피상담자의 고민을 진지하게 듣고 피상담자의 입장, 배경, 처지, 능력 등을 잘 이해”하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노 교수는 주일 성수 문제, 결혼과 이혼 문제의 두 가지 사례를 들며 상담의 예를 제시하기도 했다.
▲ 실천적 칼빈주의와 성경적 상담에 대해 정정숙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실천적 칼빈주의와 성경적 상담 / 정정숙 교수
정정숙 교수는 우선 칼빈주의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로 “칼빈이 만든 사상”, “칼빈을 믿는 사조”, “편협한 배타주의”에 대해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실천적 칼빈주의”를 제시할 것을 주장하였다.
정 교수가 제시한 실천적 칼빈주의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의 절대주권 사상”이다.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인간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간의 도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높이고 성경에 입각한 신학을 구성하는 것”이다. 셋째, “변혁주의적 문화 사명”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문화명령(창 1:28)을 실현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칼빈주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서의 성경적 상담을 제안하였다.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칼빈주의의 근본원리가 하나님의 주권인 것처럼 성경적 상담의 근본 원리도 하나님께 있다. 상담자는 하나님의 능력과 말씀에 의지해 피상담자의 문제 해결을 돕는 하나님의 도구일 뿐이다.” 둘째, “피상담자의 문제가 아무리 심각한 경우라도 상담자는 하나님께서는 주권적인 역사하심으로 결국에는 하나님 자신의 뜻을 이루심으로써 영광을 드러내신다는 것을 믿고 상담에 임해야 한다.”
정 교수는 특별히 한국 기독교 상담학계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의 상담운동이 “기독교 상담 혹은 성경적 상담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나 세밀히 관찰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비기독교적 상담 운동이 나타내는 세 가지 양상으로 심리학 중심주의, 자아 중심주의, 비기독교적 사고를 지적하였다. 정 교수는 심리학 중심주의에 대하여 “많은 경우가 심리학적 사고에 성경적 개념을 첨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점을, 자아 중심주의에 대하여는 “자기 실현을 강조하면서 성경이 가르치는 자기부정이나 고난, 헌신적인 삶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기독교적 사고에 대해서는 “프로이트 등의 심리학 기법은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훼손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칼빈주의적 성경적 상담의 전망에 대하여 정 교수는 “기독교 상담이론은 일반 상담이론과 개념, 전제, 가설, 목표 등이 달라야 한다”고 주장한 뒤 바른 상담 교육과 훈련, 지속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성경적 상담을 하면 반드시 문제는 해결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해결된다. 사례를 요청하면 제시할 수도 있다.” 라고 주장하며 성경적 상담의 실제적인 효과에 대해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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