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홍 목사의 성경적 상담 연구소 RBD COUNSELING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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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들

토요일 오후에 생긴 상처

주일 저녁부턴가 비가 온다는 소식을 일기예보로부터 들었다.
벌써 시골 목사의 마음은 바쁘기 시작했다.
'주일날 난로를 피워야 하는데...,' 하면서 밖에 쌓인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저걸 빨리 잘라서 재어놓아야겠구나'
토요일 아침부터 열심히 헤머로 부수기 시작했다.
주워온 각기목은 흙이 묻어 있어서 기계톱을 댈 수도 없었다.
몇 주 전에 톱으로 썰어 보았는데, 영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나 생각하다가, '헤머로 부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침 나절에 시작해서 제법 나무를 많이 토막을 내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나서도, 남은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저걸 어떻게 하나, 비는 온다고 하는데...,'
'조금 더 일을 하자'는 마음으로 다시 헤머를 잡고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 안되어서, 갑자기 뭐가 눈에 튀어 들어왔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기는 했으나, 이미 피가 나기 시작했다.
부서진 나무 토막이 안경을 반으로 부수고 그 안경이 상처를 내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보고 달려왔다.
지혈을 좀 하고 난 뒤에 방에 누워서 거울로 살폈다.
그리고 적십자에 전화해보니 토요일이라 의사가 없다고 했다.
'형편에 그냥 놔두지 뭐, 그러면 지가 알아서 낫겠지' 하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아내는 발을 동동 구르면서 이래 저래 알아보았다.
눈썹 아래라서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얘기 끝에 대구로 가자고 했다.
길을 나서서 대구 모 병원으로 갔다.
주말이라 응급실로 갔다.
바쁜 응급실에 나도 한 사람이 되었다.
기본적인 체크를 하고 나니 감사하게도 빨리 의사가 왔다.
사건 경위 설명을 하고 나니 CT촬영을 하라고 하길래,
그냥 집어 달라고 했다.
속으로, '그게 돈이 얼만데...,'그 생각뿐이었다.
수술대에 누워 상처 부위를 살피는데, 유리조각이 나왔다.
아내는 옆에서, 괜한 고집을 피우지 말라고 따끔하게 한 소리를 했다.
지금이 돈 걱정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한 수 접고 CT촬영실로 갔다가 안과 진찰을 마쳤다.
혹시 눈 안이 어떻게 되었나 다 봐야된다는 아내의 말에 순종하기로 한 것이다.
안과는 별 이상이 없다고 해서 감사했다.
응급실로 내려 오니 의사가 좀 전에 왔다가 갔다고 했다.
성도들이 어떻게 알고 걱정돼서 전화가 계속 오기 시작했다.
걱정해주는 마음들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 때부 얼마나 기다렸을까?
기다리는게 너무 어려웠다.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의사가 왔다.
그리고 수술은 시작되었다.
상처는 1cm 정도인데, 안으로 깊게 파였다고 한다.
유리가 막 험하게 자르고 지나가서 수술이 어려웠다고 했다.
상처 부위가 험해서 자국이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약국으로 가서 약을 탔다.
챙겨서 오는 길에 못한 식사를 했다.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차를 돌려 집으로 향하는 길, 시골목사 부부는 감사가 넘쳤다.
그 깨진 안경 유리 파편이 조그만 더 깊에 들어갔어도
눈을 잃을 뻔했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교회 일하다가 다쳐서 그것도 감사했다.
의사를 잘 만나게 된 것도 감사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며 교회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울며 반갑게 맞이했다.
시간이 벌써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토요일이 다 지나갔다.
의미를 생각하면서 자리에 누워 기도를 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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