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기도회,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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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은 그간 공부한 내용을 총정리하고 학부모는 자녀를 위해 기도를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때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교회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마음껏 기도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시간도 내준다. 수능 시험으로 대학 진학의 성패가 갈리고 평생을 따라 다닐 '스펙'이 정해진다고 생각하면 수능이 주는 부담은 엄청나다. 매년 수능 시험이 끝난 뒤 성적을 비관한 학생들이 꽃다운 삶을 마감하는 것도 수능이 인생을 좌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능은 수험생과 학부모에게는 절실한 단 한 번의 기회인 동시에 부담인 셈이다. 그러니 요행을 바라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수능을 위한 기도는 대박을 꿈꾸는 기도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기도가 가장 쉬웠어요 수능 기도회는 교파와 지역을 초월한다. 도심의 대형 교회뿐 아니라 시골 교회에서도 수능 기도회가 열린다. 각 개교회에서 진행하는 기도회의 실태는 가지각색이다.
홈페이지나 주보에 수험생 명단을 게시하면서 긴급 기도를 요청하는 교회도 있다. 8학군의 중심지인 대치동의 동광교회나 부산시 해운대구의 오산교회는 홈페이지에 수험생 이름을 팝업으로 공지하면서 기도를 요청한다. 강남구의 광림교회는 '수험생을 위한 40일 묵상집'을 판매한다. 수험생아, 소원을 말해봐 모든 사안을 놓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모범적 기도 생활이다. 하물며 인생에 있어서 중대한 시험을 두고 수험생과 학부모, 모든 교인이 함께 기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부에 매달린 자녀들을 위해 무언가라도 해야 안정이 되는 학부모의 심정은 또 누가 알까.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은 기도가 아니던가. 하지만 한국교회에서 수험생은 학생부 예배나 수련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열외'를 인정받는다. 대예배만 참석해도 믿음이 좋다고 한다. 주일 아침이면 아이들은 학원으로 몰린다. 이런 가운데 수능이 코앞에 닥쳤다고 기도에 몰입하면 쑥스럽지 않을까? 수험생의 기도 제목을 살펴보자. 동대문구에 위치한 ㅊ교회 고등부 학생들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사탐 마무리 잘 할 수 있도록', '원하는 학교에 합격해서 부모님께 기쁨을 드리는 아들이 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뜻하신 대학에 갈 수 있도록' 기도한다. 그 외에 '잠을 잘 자지 못해도 정신은 늘 깨어 있도록', '감기 걸리지 않고 몸 건강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수능 당일까지 컨디션 조절을 바라는 기도도 빠지지 않는다. 사실 성경 어디에도 '성적'과 '입신양명'을 위해 기도하라는 얘기는 없다. 그러니 자기 자녀가 시험을 잘 치루게 해 달라고, 좋은 대학에 가서 경쟁의 대열에서 낙오하지 않게 해 달라고 '하나님의 빽'을 이용해 비는 수능 기도회는 기복 신앙의 전형일 수 있다. 결국 수능 기도회는 한국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혈연·지연의 자화상으로도 나타난다. 수능 기도회, 성경적 기도 원리에 충실해야 좋은교사운동·직장사역연구소·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모인 '입시·사교육 바로 세우기 기독교운동(입사기)'은 수능 기도회의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학부모와 수험생의 의식을 변혁하는 운동을 해 오고 있다.
안양중앙교회(김양수 목사)도 수험생을 위해 '가을 특별 새벽 기도회'를 지난 10월 18일부터 시작했다. 매일 학생들의 기도 제목을 소개하면서 집중적으로 기도를 해 왔다. 학부모와 수험생을 비롯해 평균 7~80명의 교인들이 참여한다. 김양수 목사는 "수험생의 노력만으로 수능을 치루는 것은 아니기에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알라딘의 요술 램프처럼 애걸복걸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김 목사는 "수능이 인생의 끝은 아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하나님나라를 위한 기도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고삼인호(高三人呼)? 고삼인야(高三人也)! 실용음악과 진학을 준비 중인 진해연 학생(20)은 새벽 기도회에 참석, 반주를 해 왔다. 공부하기 바쁜데도 꾸준히 교회에 봉사하며 기도를 한 것이다. 사실 진해연 학생은 작년 입시에서 한 번 실패를 경험했다. 그런데도 진해연 학생은 "건반 공부를 늦게 시작했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이를 두고 기도하고 있는 만큼 현재 심정은 담담하다"고 했다. 작년 입시에 실패했을 때 남들은 다 끝이라고 했지만, 진해연 학생은 개의치 않고 지금의 자리에서 기도와 공부 모두에 충실하고 있다.
'합격은 복이고 불합격은 은혜'란 말이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을 두고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우리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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