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자 스베덴보리
신비주의자 스베덴보리
자료출처 http://cafe379.daum.net/_c21_/filefilter_viewer_hdn
1. 들어가는 말
스웨덴보리는 17-18세기 유럽의 기독교 신비주의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신비주의자들(야곱 뵈메, 폭스 등)중의 한 사람이다. 당시의 기독교 신비주의자들은 교회의 교리주의와 예배의식의 형식화 등에 회의를 갖고 내적인 영성을 추구하고 신비적인 체험이나 신의 특별 계시를 통한 구원을 강조했다. 이처럼 스웨덴보리도 자신이 경험한 신비적 체험을 근거로 하여 자신이 계시 받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스웨덴보리가 다른 신비주의자들과 다르게 특이한 점은 그는 50대 후반까지 신학을 공부했다거나 교회와 관계된 직업을 갖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스웨덴 과학계에 이름을 날린 과학자요 수학자였다. “두뇌”에 관련된 스웨덴보리의 저서는 현대의 생리학을 내다본 것이며 고생물학상의 저작은 후대의 스웨덴 지질학을 예시했고 칸트나 프랑스의 천문학자였던 라플라스 훨씬 이전에 혹성의 형성에 관한 “성운가설”을 주장했다.1) 이처럼 스웨덴보리가 남긴 많은 과학적 저술들을 보면 그는 그 시대를 앞선 선구자였고, 천재적인 과학자였다는 데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랬던 그가 50대 후반에 꿈을 꾸고 신비적인 체험을 하게 되면서 그의 인생의 전환을 가져온 계기가 되었고, 그가 체험한 신비를 바탕으로 저술한 많은 서적들을 남김으로써, 후대에까지 그의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이 발제물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스웨덴보리가 경험했다는 신비적인 체험과 그의 사상을 통해 일반적으로 말하는 신비주의 성향 (인효론적. 비역사성) 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2. 스웨덴보리의 생애
스웨덴보리는 1688년 1월 29일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당시 궁정설교자(목사)였던 Jesper Swedberg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1719년 아버지 Swedberg은 “스웨덴보리 (Swedenborg)”라는 이름으로 귀족칭호를 받게 된다.2) 1710년 스웨덴보리는 웁살라 (Uppsala) 대학을 졸업한 후 당시 유명했던 과학자(뉴톤(Isaac Newton))와 수학자들(라이레(Philippe de la Hire), 바리그논(Pierre Varignon)) 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이론들을 배우고 연구하기 위해 많은 나라(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 를 여행하면서 배움의 길을 쌓았다. 해외생활을 하면서 많은 비행기계, 잠수함, 속사포, 공기펌프, 소화펌프 등 여러 가지 발명설계도를 고안하였고 1716년 스웨덴으로 돌아와서는 당시 스웨덴의 학문적 기관이었던 “광산국”에서 보좌관으로 일을 하면서 광업 분야의 기계공학자와 제련학자로서도 명성을 떨쳤다. 1734년 영혼과 몸의 관계성에 대해 관심을 보이던 스웨덴보리는 해부학과 생리학을 연구하였다.3) 스웨덴보리는 해부학 연구를 통해 인간의 몸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 또는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하고자 했다. 그는 이 영혼이야말로 인간의 몸의 각 조직을 움직이는 살아있는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740년에서 1741년까지 펴낸 책《생물계의 구조》속에서 그는 이 영혼이 혈액 속에 함유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혈액을 “영혼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는 매우 정신적인 액체”라고 쓰고 있다.4) 이처럼 스웨덴보리는 1744년까지 많은 분야 - 어문학(고전어), 수학, 화학, 물리학, 천문학, 지리학, 생물학, 생리학, 심리학, 철학 -에서 그의 학문적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과학자로서의 화려한 명성을 얻고 있던 스웨덴보리는 1743년경에 경험한 신비적인 체험을 통해 그때까지의 그의 과학자로서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1772년까지 자신의 신비적인 체험을 저술하고 전하는데 그의 삶을 보내게 된다. 스웨덴보리의 신비적인 체험의 독특한 요소는 바로 “영계”이고, 이 영계 즉 천국과 지옥을 그는 경험했고 또 그곳에 살고 있는 천사들과 영인들과 대화를 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자세하게 자신의 저술에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3. 스웨덴보리의 신학사상
3.1. 신관
스웨덴보리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자신이고 지금도 살아계시는 하나님이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우주를 창조하시고, 섭리하시고, 전지전능하신 분이다5). 초기의 일기 속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고 있다.
"신성의 완전함이 그 안에 깃들어 있는 그리스도만이 기도 속에서 불리어져야만 한다. …그는 전능하시며 유일한 중개자이시다.“6)
이 예수 그리스도만이 지니고 있는 신성의 교의는 스웨덴보리의 신학전체의 바탕이다. 그 때문에 그는 교회가 말하고 있는 “삼위일체론”은 잘못된 가르침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항존성”을 강조한다. 예수그리스도는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그는 육적으로 다시 오시는 것이 아니며 인간과 함께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는 영안이 뜨일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3.2. 말씀
성경말씀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온 진리이다. 예수님께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2대 계명의 중심도 바로 이 “사랑”이다. 인간이 이 사랑을 실천할 때 그의 영혼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7)
3.3. 상응론
스웨덴보리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본질적인 것은 “상응론”이다. 모든 존재와 생명(삶)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모든 사물은 천국의 것, 영적인 것, 자연적인 것으로 나눠진다. 천국의 것은 신의 사랑과 선이다. 영적인 것은 신의 진리와 진실이다. 자연적인 것은 하층의 단계(계층)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모형이며 이 창조의 세 가지 요소의 상응을 포함하고 있는데, 내면의 인간은 천국과 영적인 것을, 중심에는 이성적인 것을 그리고 외형은 감각·쾌락적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인간의 내적인 것은 죽음 이후에도 영원히 살게 된다. 인간의 근본적인 삶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독립적인 존재로 만드셨고 그 자유의지를 통해 스스로가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만드셨다. 인간의 몸은 각각의 많은 세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웨덴보리는 이 그림을 영적세계에 투영해서 생각한다. 그에게 있어서 영혼은 공동체 또는 집단 안에 속해 있다. 이 공동체 또는 집단은 다시 “거대한 사람”(homo maximus) 과 연결되어 있고 그 공동체 또는 집단의 구성원과 조직은 각각의 영혼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8).
4. 스웨덴보리의 신비주의
4.1. 꿈을 통한 신비적인 체험
스웨덴보리는 1743년경부터 꿈을 통한 영적인 체험을 하게 되는데, 그는 자신이 꾼 예언적이고 상징적인 꿈들을 모두 일기로 기록하였다 -《영계일기》-. 1745년에 그는 런던에서 그리스도의 환상을 체험하게 되는데,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어느날 밤에 한 남자가 나에게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이고 이 세상의 창조자이며 구원자라고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성서의 영적 참의미를 해석해주고 그가 직접 내게 알려주신 것들을 쓰도록 나를 선택하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날 밤 나는 영의 세계인 천국과 지옥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날로부터 나는 모든 세상의 학문 연구를 중단했고 오직 하나님께서 나에게 쓰라고 명령하신 영적인 사건만을 집필했다. 매일 매일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영의 눈을 뜨게 하심으로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세상(영계)으로 건너가 천사들과 다른 영혼들과 함께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9)
《영계일기》에서 스웨덴보리는 그저 견문자로서 미지의 나라(천계)를 한 여행자처럼 기록했다. 그는 신비적인 체험을 통해 만난 신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자신이 오래 몸담고 있던 광산국에 관직 또한 그만두고(1747년), 여러 나라(런던, 암스테르담)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신비체험을 근거로 하여 신학적인 저술들을 집필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고 정신병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스웨덴보리는 자신이 경험한 신비체험을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정신병자로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것을 공표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았다. 그 일로 나를 조소하는 자는 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있지 않는다” 면서, “왜냐하면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내가 어째서 환상과 허위를 위하여 나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겠는가”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10).
4.2. 영계 - 천국과 지옥
스웨덴보리는 자신의 최초의 종교저술인「창세기」를 재검토한『천국(계)의 신비』에서 자기가 영계에 들어가 천사와 죽은 자의 영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저작 중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천국과 그 경이와 지옥』에서 그는 천국과 지옥을 여행하는 것이 허용되어 천국과 지옥에 관한 것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어떤 지옥은 바위굴처럼 되어 있고, 또 통로나 마굴이 있는 황폐한 도시와 같은 지옥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큰 길가나 뒷골목에 강도의 약탈이 자행된다고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축복된 상태와 지옥에 떨어진 상태를 분석하면서 지옥이란 정신의 어떤 상태이지 장소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11)
4.2.1. 깨어남
영혼은 인간의 본질이다. 몸은 오직 인간의 기관일 뿐이며 인간은 몸을 통해서 이 세상에 존재한다. 여기에서 인간은 죽을 때 단지 이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것뿐이다. 현세의 몸으로부터 나와 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깨어남”이다. 깨어남을 통해 인간의 의식은 계속되기 때문에 인간은 처음에 그가 죽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영의 세계에서의 인간은 완전한 인간의 형상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인간은 육신의 눈으로 이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영의 눈으로만 볼 수 있다.12)
4.2.2. 최후의 심판
스웨덴보리에 의하면 천국과 지옥 사이에는 중간지역이 있는데 이곳은 죽음 이후의 “중간상태”이다. 이곳에서 최후의 심판이 행해지며 인간의 참된 성격이 밝혀지는 장소이다. 이 심판은 성경에서 말하는 세상 끝 날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죽음 이후에 바로 이루어진다. 심판은 인간의 외적·내적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내적 기억력(회상)”과 “생명책”이 있어서 그의 일생과 행위가 나타나 있다. 이 심판은 재판관이나 판결이 없이 이루어진다. 이 심판은 인간 각자의 삶의 청산을 의미하고 그 안에서 영혼은 그 내면의 성향이 생성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행한 것이 선인지 악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선을 행하였어도 그 마음이 진심으로 우러나와서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칭찬이나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해 행한 선은 무익한 것으로써 버려지게 된다. 이때 진심에서 우러난 선만이 영혼의 내면 성향에 나타나진다. 또, 악을 행했어도 진정한 회개가 있었다면 그 악은 소멸되고 악을 사랑해서 행한 것은 다시 생성되어 그 영혼의 내면 성향에 나타나진다. 그리고, 이러한 선과 악의 모습은 영혼의 내면 성향에 다시 씌어지게 된다. 악인은 자신의 내면적 성향에 따라 사탄의 세상을 형성하고 서로를 괴롭힌다. 지옥의 고통은 결코 신의 벌이 아니라 악인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벌이며 악인들 스스로가 지옥을 가는 것이다. 이처럼 지옥에는 “자기 사랑”만이 존재하고 천국에는 “신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존재한다. 이와 같이 스웨덴보리에 의하면 인간들 스스로가 지옥을 선택한 것이지 “주님은 아무도 지옥에 내던지지 않는다.(천국과 지옥)” 는 것이다.13)
5. 나가는 말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스웨덴보리의 신비적인 사상, 특히 내세에 대한 사상은 아주 자세하여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여러 분야에 뛰어난 학문적 자질을 갖고 과학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스웨덴보리였기에 그가 풀어내는 신비주의적 내세사상 또한 매우 합리적으로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영계”는 현실적인 의미에서의 “영계”를 의미한다. 스웨덴보리는 속세를 떠나 경건하게 수도자적 삶을 사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오히려 세상 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적극적인 인간의 삶을 강조했다. 물론, 그 자신은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글을 쓰기 위해 속세와 떨어진 삶을 살았지만, 그의 경우는 특별한 예외라고 보았다.
스웨덴보리는 “삶”이란 정신과 물질(계)의 상호작용이며, 이 “정신은 물질(계)에서 독립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인간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물질계를 무시해선 안되지만, 동시에 물질계의 노예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사상이다.14) 이처럼 세상의 현실참여와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스웨덴보리의 신비주의적 사상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신비주의 요소 중의 하나인 “비역사성”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의 “천국과 지옥”에 나타난 사상을 보면 “하나님의 전적인 은총에 의한 인간구원”이 아닌 “인간에게 창조 때부터 이미 내재되어 있는 능력을 통해 사랑과 선을 추구함으로써 이뤄낼 수 있다는 인간중심적인 구원”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면에서는 “하나님과의 합일”과 합일 경험을 통해 신의 사랑과 현존을 경험하며 추구하고자 하는 기독교 신비주의와 같은 성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자신과 같은 형상으로 창조하셨고 그에게 자유의지를 주셔서 그 스스로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고 각자의 판단에 따라 하나님을 사랑하게 된다고 스웨덴보리는 말한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창조 때부터 부여해 주신 신성의 요소를 인간은 가지고 태어났기에 “인간의 구원”은 처음은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오는 것일지라도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모든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또 죽어서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천국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면서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처럼 스웨덴보리의 신비주의적 사상은 인효론적인 요소가 강한 반면에 인간의 적극적인 역사(세계)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신비주의 성향과는 다른 점을 보여준다.
< 참 고 문 헌 >
1. George Trobridge, 송준식 역,『견신자. 스웨덴보르그전 : 그의 생애, 사상, 교의 - 이적』, 서울 1994.
2. 정인보,『이마누엘 스위든볽의 생애와 사상』, 광주 1965.
3. Raymond A, Moody Jr, 송준식 역,『사후세계를 다녀온 사람들』, 서울 1985, pp. 172-182.
4. 콜린 윌슨. 최현 역,『종교와 반항인』, 서울 1994, pp. 246-258.
5. http://www.swedenborg.at
6. http://de.wikipedia.org/wiki/Emanuel_Swedenborg
7. Florschütz, Gottlieb, 『Swedenborgs verborgene Wirkung auf Kant. Swedenborg und die okkulten Phänomene aus der Sicht von Kant und Schopenhauer』,Würzburg 1992.
자료출처 http://cafe379.daum.net/_c21_/filefilter_viewer_hdn
1. 들어가는 말
스웨덴보리는 17-18세기 유럽의 기독교 신비주의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신비주의자들(야곱 뵈메, 폭스 등)중의 한 사람이다. 당시의 기독교 신비주의자들은 교회의 교리주의와 예배의식의 형식화 등에 회의를 갖고 내적인 영성을 추구하고 신비적인 체험이나 신의 특별 계시를 통한 구원을 강조했다. 이처럼 스웨덴보리도 자신이 경험한 신비적 체험을 근거로 하여 자신이 계시 받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스웨덴보리가 다른 신비주의자들과 다르게 특이한 점은 그는 50대 후반까지 신학을 공부했다거나 교회와 관계된 직업을 갖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스웨덴 과학계에 이름을 날린 과학자요 수학자였다. “두뇌”에 관련된 스웨덴보리의 저서는 현대의 생리학을 내다본 것이며 고생물학상의 저작은 후대의 스웨덴 지질학을 예시했고 칸트나 프랑스의 천문학자였던 라플라스 훨씬 이전에 혹성의 형성에 관한 “성운가설”을 주장했다.1) 이처럼 스웨덴보리가 남긴 많은 과학적 저술들을 보면 그는 그 시대를 앞선 선구자였고, 천재적인 과학자였다는 데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랬던 그가 50대 후반에 꿈을 꾸고 신비적인 체험을 하게 되면서 그의 인생의 전환을 가져온 계기가 되었고, 그가 체험한 신비를 바탕으로 저술한 많은 서적들을 남김으로써, 후대에까지 그의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이 발제물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스웨덴보리가 경험했다는 신비적인 체험과 그의 사상을 통해 일반적으로 말하는 신비주의 성향 (인효론적. 비역사성) 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2. 스웨덴보리의 생애
스웨덴보리는 1688년 1월 29일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당시 궁정설교자(목사)였던 Jesper Swedberg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1719년 아버지 Swedberg은 “스웨덴보리 (Swedenborg)”라는 이름으로 귀족칭호를 받게 된다.2) 1710년 스웨덴보리는 웁살라 (Uppsala) 대학을 졸업한 후 당시 유명했던 과학자(뉴톤(Isaac Newton))와 수학자들(라이레(Philippe de la Hire), 바리그논(Pierre Varignon)) 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이론들을 배우고 연구하기 위해 많은 나라(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 를 여행하면서 배움의 길을 쌓았다. 해외생활을 하면서 많은 비행기계, 잠수함, 속사포, 공기펌프, 소화펌프 등 여러 가지 발명설계도를 고안하였고 1716년 스웨덴으로 돌아와서는 당시 스웨덴의 학문적 기관이었던 “광산국”에서 보좌관으로 일을 하면서 광업 분야의 기계공학자와 제련학자로서도 명성을 떨쳤다. 1734년 영혼과 몸의 관계성에 대해 관심을 보이던 스웨덴보리는 해부학과 생리학을 연구하였다.3) 스웨덴보리는 해부학 연구를 통해 인간의 몸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 또는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하고자 했다. 그는 이 영혼이야말로 인간의 몸의 각 조직을 움직이는 살아있는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740년에서 1741년까지 펴낸 책《생물계의 구조》속에서 그는 이 영혼이 혈액 속에 함유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혈액을 “영혼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는 매우 정신적인 액체”라고 쓰고 있다.4) 이처럼 스웨덴보리는 1744년까지 많은 분야 - 어문학(고전어), 수학, 화학, 물리학, 천문학, 지리학, 생물학, 생리학, 심리학, 철학 -에서 그의 학문적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과학자로서의 화려한 명성을 얻고 있던 스웨덴보리는 1743년경에 경험한 신비적인 체험을 통해 그때까지의 그의 과학자로서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1772년까지 자신의 신비적인 체험을 저술하고 전하는데 그의 삶을 보내게 된다. 스웨덴보리의 신비적인 체험의 독특한 요소는 바로 “영계”이고, 이 영계 즉 천국과 지옥을 그는 경험했고 또 그곳에 살고 있는 천사들과 영인들과 대화를 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자세하게 자신의 저술에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3. 스웨덴보리의 신학사상
3.1. 신관
스웨덴보리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자신이고 지금도 살아계시는 하나님이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우주를 창조하시고, 섭리하시고, 전지전능하신 분이다5). 초기의 일기 속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고 있다.
"신성의 완전함이 그 안에 깃들어 있는 그리스도만이 기도 속에서 불리어져야만 한다. …그는 전능하시며 유일한 중개자이시다.“6)
이 예수 그리스도만이 지니고 있는 신성의 교의는 스웨덴보리의 신학전체의 바탕이다. 그 때문에 그는 교회가 말하고 있는 “삼위일체론”은 잘못된 가르침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항존성”을 강조한다. 예수그리스도는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그는 육적으로 다시 오시는 것이 아니며 인간과 함께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는 영안이 뜨일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3.2. 말씀
성경말씀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온 진리이다. 예수님께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2대 계명의 중심도 바로 이 “사랑”이다. 인간이 이 사랑을 실천할 때 그의 영혼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7)
3.3. 상응론
스웨덴보리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본질적인 것은 “상응론”이다. 모든 존재와 생명(삶)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모든 사물은 천국의 것, 영적인 것, 자연적인 것으로 나눠진다. 천국의 것은 신의 사랑과 선이다. 영적인 것은 신의 진리와 진실이다. 자연적인 것은 하층의 단계(계층)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모형이며 이 창조의 세 가지 요소의 상응을 포함하고 있는데, 내면의 인간은 천국과 영적인 것을, 중심에는 이성적인 것을 그리고 외형은 감각·쾌락적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인간의 내적인 것은 죽음 이후에도 영원히 살게 된다. 인간의 근본적인 삶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독립적인 존재로 만드셨고 그 자유의지를 통해 스스로가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만드셨다. 인간의 몸은 각각의 많은 세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웨덴보리는 이 그림을 영적세계에 투영해서 생각한다. 그에게 있어서 영혼은 공동체 또는 집단 안에 속해 있다. 이 공동체 또는 집단은 다시 “거대한 사람”(homo maximus) 과 연결되어 있고 그 공동체 또는 집단의 구성원과 조직은 각각의 영혼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8).
4. 스웨덴보리의 신비주의
4.1. 꿈을 통한 신비적인 체험
스웨덴보리는 1743년경부터 꿈을 통한 영적인 체험을 하게 되는데, 그는 자신이 꾼 예언적이고 상징적인 꿈들을 모두 일기로 기록하였다 -《영계일기》-. 1745년에 그는 런던에서 그리스도의 환상을 체험하게 되는데,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어느날 밤에 한 남자가 나에게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이고 이 세상의 창조자이며 구원자라고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성서의 영적 참의미를 해석해주고 그가 직접 내게 알려주신 것들을 쓰도록 나를 선택하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날 밤 나는 영의 세계인 천국과 지옥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날로부터 나는 모든 세상의 학문 연구를 중단했고 오직 하나님께서 나에게 쓰라고 명령하신 영적인 사건만을 집필했다. 매일 매일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영의 눈을 뜨게 하심으로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 다른 세상(영계)으로 건너가 천사들과 다른 영혼들과 함께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9)
《영계일기》에서 스웨덴보리는 그저 견문자로서 미지의 나라(천계)를 한 여행자처럼 기록했다. 그는 신비적인 체험을 통해 만난 신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자신이 오래 몸담고 있던 광산국에 관직 또한 그만두고(1747년), 여러 나라(런던, 암스테르담)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신비체험을 근거로 하여 신학적인 저술들을 집필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고 정신병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스웨덴보리는 자신이 경험한 신비체험을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정신병자로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것을 공표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았다. 그 일로 나를 조소하는 자는 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있지 않는다” 면서, “왜냐하면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내가 어째서 환상과 허위를 위하여 나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겠는가”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10).
4.2. 영계 - 천국과 지옥
스웨덴보리는 자신의 최초의 종교저술인「창세기」를 재검토한『천국(계)의 신비』에서 자기가 영계에 들어가 천사와 죽은 자의 영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저작 중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천국과 그 경이와 지옥』에서 그는 천국과 지옥을 여행하는 것이 허용되어 천국과 지옥에 관한 것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어떤 지옥은 바위굴처럼 되어 있고, 또 통로나 마굴이 있는 황폐한 도시와 같은 지옥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큰 길가나 뒷골목에 강도의 약탈이 자행된다고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축복된 상태와 지옥에 떨어진 상태를 분석하면서 지옥이란 정신의 어떤 상태이지 장소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11)
4.2.1. 깨어남
영혼은 인간의 본질이다. 몸은 오직 인간의 기관일 뿐이며 인간은 몸을 통해서 이 세상에 존재한다. 여기에서 인간은 죽을 때 단지 이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것뿐이다. 현세의 몸으로부터 나와 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깨어남”이다. 깨어남을 통해 인간의 의식은 계속되기 때문에 인간은 처음에 그가 죽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영의 세계에서의 인간은 완전한 인간의 형상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인간은 육신의 눈으로 이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영의 눈으로만 볼 수 있다.12)
4.2.2. 최후의 심판
스웨덴보리에 의하면 천국과 지옥 사이에는 중간지역이 있는데 이곳은 죽음 이후의 “중간상태”이다. 이곳에서 최후의 심판이 행해지며 인간의 참된 성격이 밝혀지는 장소이다. 이 심판은 성경에서 말하는 세상 끝 날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죽음 이후에 바로 이루어진다. 심판은 인간의 외적·내적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내적 기억력(회상)”과 “생명책”이 있어서 그의 일생과 행위가 나타나 있다. 이 심판은 재판관이나 판결이 없이 이루어진다. 이 심판은 인간 각자의 삶의 청산을 의미하고 그 안에서 영혼은 그 내면의 성향이 생성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행한 것이 선인지 악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선을 행하였어도 그 마음이 진심으로 우러나와서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칭찬이나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해 행한 선은 무익한 것으로써 버려지게 된다. 이때 진심에서 우러난 선만이 영혼의 내면 성향에 나타나진다. 또, 악을 행했어도 진정한 회개가 있었다면 그 악은 소멸되고 악을 사랑해서 행한 것은 다시 생성되어 그 영혼의 내면 성향에 나타나진다. 그리고, 이러한 선과 악의 모습은 영혼의 내면 성향에 다시 씌어지게 된다. 악인은 자신의 내면적 성향에 따라 사탄의 세상을 형성하고 서로를 괴롭힌다. 지옥의 고통은 결코 신의 벌이 아니라 악인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벌이며 악인들 스스로가 지옥을 가는 것이다. 이처럼 지옥에는 “자기 사랑”만이 존재하고 천국에는 “신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존재한다. 이와 같이 스웨덴보리에 의하면 인간들 스스로가 지옥을 선택한 것이지 “주님은 아무도 지옥에 내던지지 않는다.(천국과 지옥)” 는 것이다.13)
5. 나가는 말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스웨덴보리의 신비적인 사상, 특히 내세에 대한 사상은 아주 자세하여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여러 분야에 뛰어난 학문적 자질을 갖고 과학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스웨덴보리였기에 그가 풀어내는 신비주의적 내세사상 또한 매우 합리적으로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영계”는 현실적인 의미에서의 “영계”를 의미한다. 스웨덴보리는 속세를 떠나 경건하게 수도자적 삶을 사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오히려 세상 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적극적인 인간의 삶을 강조했다. 물론, 그 자신은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글을 쓰기 위해 속세와 떨어진 삶을 살았지만, 그의 경우는 특별한 예외라고 보았다.
스웨덴보리는 “삶”이란 정신과 물질(계)의 상호작용이며, 이 “정신은 물질(계)에서 독립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인간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물질계를 무시해선 안되지만, 동시에 물질계의 노예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사상이다.14) 이처럼 세상의 현실참여와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스웨덴보리의 신비주의적 사상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신비주의 요소 중의 하나인 “비역사성”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의 “천국과 지옥”에 나타난 사상을 보면 “하나님의 전적인 은총에 의한 인간구원”이 아닌 “인간에게 창조 때부터 이미 내재되어 있는 능력을 통해 사랑과 선을 추구함으로써 이뤄낼 수 있다는 인간중심적인 구원”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면에서는 “하나님과의 합일”과 합일 경험을 통해 신의 사랑과 현존을 경험하며 추구하고자 하는 기독교 신비주의와 같은 성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자신과 같은 형상으로 창조하셨고 그에게 자유의지를 주셔서 그 스스로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고 각자의 판단에 따라 하나님을 사랑하게 된다고 스웨덴보리는 말한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창조 때부터 부여해 주신 신성의 요소를 인간은 가지고 태어났기에 “인간의 구원”은 처음은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오는 것일지라도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모든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또 죽어서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천국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면서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처럼 스웨덴보리의 신비주의적 사상은 인효론적인 요소가 강한 반면에 인간의 적극적인 역사(세계)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신비주의 성향과는 다른 점을 보여준다.
< 참 고 문 헌 >
1. George Trobridge, 송준식 역,『견신자. 스웨덴보르그전 : 그의 생애, 사상, 교의 - 이적』, 서울 1994.
2. 정인보,『이마누엘 스위든볽의 생애와 사상』, 광주 1965.
3. Raymond A, Moody Jr, 송준식 역,『사후세계를 다녀온 사람들』, 서울 1985, pp. 172-182.
4. 콜린 윌슨. 최현 역,『종교와 반항인』, 서울 1994, pp. 246-258.
5. http://www.swedenborg.at
6. http://de.wikipedia.org/wiki/Emanuel_Swedenborg
7. Florschütz, Gottlieb, 『Swedenborgs verborgene Wirkung auf Kant. Swedenborg und die okkulten Phänomene aus der Sicht von Kant und Schopenhauer』,Würzburg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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