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_부정적 치료반응: 개관
프로이트_부정적 치료반응: 개관
자료출처 http://www.psychoanalysis.co.kr/materials/view.php?board_idx=1742&page=1&article_num=7
저자: 이용승
제목: 부정적 치료반응
출처: 임상심리학회 추계학술대회 워크샾(2004)
부정적 치료 반응(negative therapeutic reaction)은 Freud(1923)가 처음으로 제시한 임상적 현상으로,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치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표현할 때, 치료 장면에서 일어나는 특정 반응을 기술하기 위한 것이었다. Freud는 이 개념을 초자아(Über-Ich, superego)에 의한 ‘무의식적인 죄책감’으로 설명하였다. Freud의 초기 공식화 이후에 이 주제와 관련하여 많은 중요한 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이 현상은 1923년 Freud가 쓴 ‘자아와 원초아(Das Ich und das Es, The ego and the id)’에 처음 기술되었다.
분석 작업 중에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료자가 그들에게 희망적으로 말하거나 치료의 진전에 대해 만족을 표시하면, 그들은 불만족스러움을 표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상태 역시 예외 없이 더 나빠진다. 처음에 우리는 이것을 반항이나 치료자에 대한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한 시도라고 간주하였으나, 이후에는 좀더 깊고 정당한 견해를 얻게 된다. 그러한 사람들은 어떠한 칭찬이나 올바른 평가도 참아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치료의 진전에 역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우리는 확신하게 된다. 부분적인 해결이 있을 때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마땅히 상태의 호전이나 증상의 일시적 중단을 가져오겠지만, 이들에게 있어서는 당분간 증상의 악화를 가져온다. 치료 도중에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된다. 이들은 ‘부정적 치료 반응’이라고 알려진 것을 보여준다(p. 49).
실제 치료 장면에서 치료자의 개입이 내용이나 시의성에 있어 적절한데도 불구하고 내담자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으며, 치료자가 내담자의 진전에 대해 만족할 때 내담자는 오히려 싫어할 수 있다. 그리고 치료를 통해 나아진 것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는 내담자들도 있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Freud 이후로 그 개념이 계속해서 확장되었고, 이러한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와 관련하여 많은 주장들이 제기되었다. 최근까지 이루어진 설명들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한 지금까지의 설명들을 정리해보면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1. 우선은 외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된 죄책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부정적 치료 반응은 무의식적인 죄책감의 결과로 자기를 처벌하고 싶은 욕구와 관련된다(Freud, 1923; Sandler, Dare & Holder, 1992).
2. 두 번째로는 전외디푸스기의 대상관계(object relation)와 관련된 설명인데, 부정적 치료 반응은 자기애적(narcissistic) 성격 저항의 표현으로서, 아니면 무의식적인 시기심(envy)으로서, 아니면 분리-개별화(separation-individuation) 과정이 실패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Horney, 1936, Klein, 1957; Grunert, 1965; Asch, 1976; Limentani, 1981; Brandchaft, 1983).
3. 마지막으로는 분석 기법에서 잘못된 해석이나 개입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ich, 1934; Grunert, 1979).
1. 무의식적 죄책감과 관련된 Freud의 설명
우선 Freud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무의식적인 죄책감의 작동과 연결지었는데, 이러한 사례들에서 증상은 적어도 내담자의 죄책감을 완화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증상은 ‘처벌이나 고통에 대한 요구’를 나타낼 수 있는데, 이는 과도하게 엄격하고 비판적인 양심(conscience)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이다. 그러므로 증상으로부터 회복되는 것은 이러한 내담자들에게 급성적이고 참기 어려운 죄책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Freud는 또한 ‘피학증의 경제적 문제(The economic problem of masochism)’(1924)에서 부정적 치료 반응을 유발하는 무의식적인 죄책감이 어떤 경우에는 피학적 경향에 의해 강화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는 신경증에 수반되는 고통이 피학적 경향을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하였고, 모든 치료적인 노력에 저항하는 신경증은 당사자가 불행한 결혼의 비참함에 빠지게 되거나, 돈을 모두 잃거나, 혹은 위험한 기질적인 질병이 생길 때 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경우 고통의 한 형태는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Freud는 이미 1916년에 이와 동일한 기제를 기술하였는데, 그는 몇가지 성격 유형들을 기술하면서 ‘성공에 의해 파멸되는 사람들(those wrecked by success)’을 언급하였다. 이 사람들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어떤 욕구가 충족되는 순간에 병에 걸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자신에게 다가온 행복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고 하였다. Freud는 이와 관련된 두 사례를 들고 있다(1916). 첫 번째 사례는 수년 동안 사랑하는 연인과 행복하게 동거해온 한 여자의 경우인데, 완전한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두 사람은 법적으로 결혼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혼을 올릴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곧 주부가 될 것인데도 전혀 집안을 돌보지 않았고, 남편의 부모들에게도 학대받고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리고 남편의 모든 인간관계에 대해 질투했으며, 남편이 일하는 것마저 방해하였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치료하기 힘든 편집증이 생겨났다.
두 번째 사례는 자신의 공부를 시작하게 해준 스승의 뒤를 잇고 싶은 소망을 오랫동안 간직해온 한 남자의 경우이다. 스승이 은퇴하게 되자 동료 교수들은 스승의 뒤를 이을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고 그에게 알려왔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그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의 자격을 의심하였으며, 마침내는 자신에게 지정된 자리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선언하였다. 그는 결국 깊은 우울증에 빠져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Freud(1916)는 내담자가 현실에서 오랫동안 희망해온 이익을 얻었을 때, 이러한 좋은 결과에 대해 금지하는 것이 양심의 힘이라고 보았다. 그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특정 임상 현상, 즉 어떤 고무적인 경험 이후에 내담자 상태가 악화되는 것에 대한 기술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나아지는 것에 따른 죄책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더 나빠지는 형태를 취하는 어떤 반응이라고 설명하였다.
2. 전외디푸스기의 대상관계와 관련된 설명
대상관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설명은 아니지만, Karen Horney(1936)는 특정 유형의 부정적 치료 반응이 피학적(masochistic) 성격 구조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그녀는 치료자의 정확한 해석이 제시된 다음에 부정적 치료 반응이 발생한다고 가정하였고, 정확한 해석이 내담자에게 열등감과 불완전감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였다. 내담자는 치료자의 해석에 대해 모욕감을 느끼고, 그리하여 분석 진행을 방해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모욕을 주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부정적 치료 반응 사례들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담자는 종종 실제로 이러한 증상이 완화되었음을 분명하게 느낀다. 그리고 나서 조금 지나면 기술된 것처럼, 예를 들어 증상의 증가, 낙심, 치료를 중단하려는 소망 등으로 반응한다. 원칙적으로 분명한 반응 연쇄가 존재한다. 우선 내담자는 분명하게 증상 완화를 경험하고, 다음에 더 나아질 전망으로부터의 위축, 낙담, (자신 혹은 치료자에 대한) 의심, 무망감, 중단하고 싶은 마음이 뒤따르며, ‘나는 변화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어요.’와 같은 언급을 한다.
부정적 치료 반응을 보이는 이런 사람들은 치료자에 의한 해석의 효과를 다양한 형태로 받아들인다. 우선 이런 내담자들은 좋은 해석을 치료자와 경쟁하는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내담자는 치료자가 가진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분개한다. 이들은 종종 치료자를 얕잡아봄으로써, 자신의 적개심과 패배감을 표현하고, 치료자를 패배시키려고 시도한다. 이런 경우 내담자의 반응은 해석 내용이 아니라 치료자가 보여준 기술에 대한 것이다. 또한 치료자의 적절한 해석은 내담자의 자존감에 대한 타격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는 비난받는다고 느끼고, 형세를 역전시키려는 시도로 치료자를 비난함으로써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내담자는 해석을 거절로 느끼고, 자신의 어려움들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치료자가 싫어하거나 경멸할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와 같이 Horney는 자기애적(narcissistic)이고 피학적인 성격 구조를 가진 내담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치료 반응을 기술하였다.
Horney와 같이 Riviere(1936)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심리내적인 힘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우울증과 같은 심리 장애에 대해 자기를 보호하려는 방어적인 반응(defensive reaction)으로 설명하였다. 이런 내담자들은 자신의 내적 대상(internal object)과 병리적으로 관련된다. 이들은 자신의 내적 대상이 파괴되거나 상실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러기 때문에 이것들을 붙잡고 있어야한다. Riviere는 부정적 치료 반응 뒤에 있는 추동력은 손상된 내적 대상에 대해 느껴지는 내담자의 무의식적인 죄책감과 고통이라고 느꼈다. 내담자는 자신의 증상을 유지함으로써, 그리고 자신의 대상관계 세계를 해석하려는 치료자의 어떠한 시도에도 저항함으로써, 자신의 내적 대상에 의해 느낀 적이 있었던 고통을 경험한다.
부정적 치료 반응의 이해에 중요한 기여를 한 또 다른 분석가로는 Melanie Klein(1957)을 들 수 있다. Klein 이론의 후기에 확장된 중요한 개념으로 시기심(envy)이 있는데, 나쁜 대상들을 향한 증오와는 대조적으로, 시기심은 좋은 대상들을 향한다. 유아는 환상 속에서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좋은 대상인 젖가슴을 망치고 파괴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젖가슴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좋기 때문인데, 시기심이 개입될 경우 아이는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 간의 구분을 허물어버리고,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풍요로움과 선함을 파괴하기를 갈망한다. 이러한 시기심은 Freud가 기술한 부정적 치료 반응을 잘 설명해주는데, 내담자는 치료자가 지닌 잠재적인 선함, 효율성, 혹은 사랑을 시기할 수 있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내담자는 시기심으로 모든 희망을 체계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Baranger(1974)는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한 Melanie Klein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Melanie Klein은 ... ‘시기심과 감사’(envy and gratitude)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를 제공하는데, 시기심이 항상 부정적 치료 반응의 기원에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석가가 피분석자를 이해한다고 확신할 때, 그리고 피분석자가 이러한 확신을 공유할 때, 부정적 치료 반응 문제가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바로 이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해 피분석자는 자신에 대한 분석가의 성공과 승리를 좌절시킨다. 피분석자 측면에서 이것은 마지막 자원이다. 결국, 자신의 실패라는 댓가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분석가를 실패하게 만들 수 있다.
Klein 이후로 시기심과 이와 관련된 파괴성의 역할에 많은 중요성이 두어졌는데, 특히 자기애적이고 경계선적(borderline)인 내담자들에서 부정적 치료 반응을 일으키는 시기심의 역할이 강조되었다(Kernberg, 1975; Rosenfeld, 1975; Begoin & Begoin, 1979; Spillius, 1979; Segal, 1983). 내담자는 정확한 해석을 하는 분석가의 능력에 대해 시기하고 분개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부정적 치료 반응을 발달시킴으로써 분석가의 역량을 파괴하고 싶어할 수 있다.
Olinick(1964)은 부정적 치료 반응을 부정성(negativism)의 특별한 경우로 보았다. 그는 부정적인 태도의 기원을 추적하였는데, 부정적 치료 반응을 보이는 내담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공격적인 구강성과 항문성을 가진다고 보았다.
보다 최근에 Asch(1976)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생겨나는 것과 관련된 심리내적인 갈등의 세 가지 변형을 구분하였다.
1) 우선은 자아 이상(ego ideal)에서의 병리이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어머니의 피학적인 생활태도(아무런 즐거움도 못 느끼고 가족들에게 순교자, 희생자처럼 나오는 어머니)에 대해 동일시하는 경우에 내담자는 즐거우면 안되고, 고통스러워야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울 경향성이 있는 내담자들이 보이는 부정적인 치료 반응에 대해 여러 논문들이 발표되었다(예를 들어, Horney, 1936; Riviere, 1936; Lewin, 1961; Olinick, 1970).
2) 두 번째로는 전외디푸스기적 무의식적인 죄책감으로, 어머니와의 분리-개별화(Mahler, Pine, & Bergman, 1975)로 인해 죄책감을 경험하는 경우이다. 실제 성장과정에서 아이는 엄마가 심리적으로 놓아주지 않을 때 분리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최근 들어 많은 저자들이 내담자가 초기 대상과 분리하고 개별화하는 데에서의 실패를 강조하였고, 부정적 치료 반응을 고려하는데 있어 이 준거틀을 사용하였다(Valenstein, 1973; Asch, 1976; Grunert, 1979).
3) 세 번째는 공생적인 융합(symbiotic fusion)에 대한 성격적인 방어이다. 예를 들어, 어떤 내담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찬성하거나, 치료자의 해석에 동의하면 자기가 의지 없이 굴복하는 것처럼 느낀다. 이러한 내담자들은 항문기적으로는 독재자에게 억압받는 것처럼 느끼고, 구강기적으로는 삼켜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많은 저자들이 내담자 안에 있는 우울하고, 양가적인 어머니의 내적 이미지에 융합하려는 퇴행적인 노력에 근거한 반응 경향성에 주목하였다(Asch, 1976; Limentani, 1981; Olinick, 1978). 특히 Limentani(1981)는 외상적인 초기 경험과 관련하여 심리적 고통의 재경험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하였다. 초기 아동기 대상과의 결합을 포기하려는 생각에 대해 죄책감을 경험하는 것은 부정적 치료 반응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밀접한 내적 결합은 자벌적이고 피학적인 성질을 지니는데, 이후에 발생하는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에게 대상과의 피학적인 자기손상적 결합이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또한 Asch(1976)는 부정적 치료 반응의 논의에서 초기의 피학적 관계와 자기애적 보상의 획득 간 연결에 주목하였다.
만족의 회피를 통해 고통 받는 삶을 이상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모의 보호 아래 성장해온 사람, 그리고 이렇게 (사랑하는) 부모 상을 내재화해온 사람은 분석을 통해 개선되는 것에 저항을 할 것이고, 특히 쾌락의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해석에 대해 저항할 것이다. 일단 도덕 체계가 통합되면, 그것에 대한 복종은 죄책감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그것은 또한 그 자체가 끝이 될 수 있는 자기애적 만족을 생성한다.
우리는 내담자가 소위 자기애적 전지전능(narcissistic omnipotence)의 상실, 자기가 주인이 되는 느낌의 상실을 두려워할 수 있다고 덧붙일 수 있다. 만약 내담자가 치료자의 해석 후에 자기가 나아졌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이러한 개선은 독립과 자기 통제의 포기를 나타내기 때문에, 자존감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Kernberg, 1975; de Saussure, 1979; Brandchaft, 1983).
자기 심리학(Self psychology)에 관한 이론들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Kohut(1976)은 자기애적 성격장애 내담자들이 초기 대상관계에서 결핍(deficits)이 있었다고 가정하였고, Brandchaft(1983)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내담자가 응집력있는 자기(cohesive self)를 발달시키고 유지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설명하였다.
3. 잘못된 해석이나 개입으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
Wilhelm Reich(1934)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앞서 제시한 이론들처럼 심리내적인(intrapsychic) 힘들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Freud의 견해와는 달리 그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주로 잘못된 분석 기법에 기인한다고 느꼈다. 특히 Reich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치료자가 부정적인 전이(negative transference)를 잘 다루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Grunert(1979)는 치료자와 내담자 간에 기본적인 신뢰감이 형성되기 이전에 때 이른 해석을 하는 것은 치료자의 기술 부족(artifact)이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내담자의 떼쓰는 행동에 대해 치료자는 “엄마 젖을 더 먹고 싶어서 떼를 쓰는 거야?”등으로 때 이른 해석을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내담자는 자신을 희망이 없는 나쁜 사람으로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전이는 보다 적절하게 밀도를 높여서, 적절한 시기에 해석해야 할 것이다.
Schubart(1989)는 내담자가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아니오”에 대해 분석적으로 만나지 않고 교육적으로 다룰 때(예를 들어, 이렇게 하라, 이렇게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경우) 부정적 치료 반응의 부정적인 함의가 생긴다고 하였다. 내담자는 스스로 아니라고 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하는데, 이러한 기회를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을 자율적으로 조직화하는 기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하기보다는, 내담자가 경험한 적이 있는 어떤 좌절이나 실망을 치료 장면에서 상연(enactment)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치료자는 분리(separation)에 대한 내담자의 방어를 해석하고 자기표상과 대상표상의 분화와 관련된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치료자는 내담자가 “아니오”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함께 다룰 수 있고 유희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가 분리를 작업할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고 출구가 될 수 있다.
때로 치료를 중단으로 이끄는 이러한 부정적 치료 반응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실제 치료 장면에서 다각적인 측면을 검토해야할 것이다. 즉, 치료 자체가 외디푸스기적 승리에 대한 불안 혹은 행복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인지? 치료자에 대한 시기심 때문에 좋은 치료자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담자의 행동이 치료자의 무의식적인 태도에 관련되는 것은 아닌지? 등이다. 또한 부정적 치료 반응은 치료자가 알아차리지 못한 반치료적인 개입에 대한 영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자는 치료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전이와 역전이를 계속해서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제로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의 자율성 발달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갈등을 치료 상황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치 료 기 법
부정적 치료 반응과 관련하여 치료에서는 역전이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Modell, 1965; Olinick, 1964; Kernberg, 1971; Asch, 1976; Grunert, 1979; Limentani, 1981). 때로 치료자의 강한 역전이 감정은 내담자의 피학적인 행동에 대한 반응일 수 있는데, 이 경우 내담자는 끝없이 치료자를 원망하고, 평가절하하고, 태만한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이런 내담자들은 아주 어린 시절의 무력감, 체념 등과 관련된 전지전능한 환상(omnipotent fantasy)을 보인다. 이것은 내담자가 자신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반영해주는데, 내담자는 노골적으로 치료를 통해 변화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Beland(1989)는 행동화의 형태로 일어나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두가지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행동화 이면에는 아주 강한 무의식적 처벌 욕구나 자기애적 시기심이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것들의 표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담자 마음 안에서 아직 이해받지 못한 채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다. 내담자는 참기 어려운 전외디푸스기적 외상에 속하는 심리적 상처나 고통을 들추어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해서든지 이것들을 피하려고 한다. 내담자는 반복해서 방어를 하게 되는데, 어린 시절의 고통은 무지막지하게 모호하고 부담스러우며 과격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담자는 자기 안에 있는 피학적인 자아 이상, 비판적인 초자아를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를 통해 치료자에게 유발시킨다. 이런 식으로 내담자 어린 시절의 내사물(introjects)로 이루어진 친숙한 장면이 치료 회기 내에 만들어진다. 이러한 것에 대해 치료자가 잘 모르고 있으면 내담자 문제를 적절히 다루지 못하고 그냥 치료가 끝나게 될 것이다. 내담자 어린 시절의 파괴적인 동일시를 훈습할 때, 치료자는 내담자가 아무리 방해해도 절제 규칙을 지켜야하고, 내담자의 파괴적인 공격성에도 살아남아야 하는데, 이때 치료자는 상당히 절망스럽다.
어떤 내담자는 이미 상담에 오기 전부터 아무도 자기를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온다(Novick, 1980). 치료자를 만나기 오래 전부터 내담자는 어떤 치료도 자기를 도울 수 없고, 자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치료 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이런 동기를 가진 내담자들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전지전능한 어머니 상을 붙잡아놓기 위해 치료자가 실패하게 만들 수 있는데, 즉, 부정적으로 점유된 대상표상이 치료자에게 외재화(externalization)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좋기만 한 어머니 표상을 구출하기 위해 내담자는 어머니 이외의 모든 여자들을 나쁜 여자로 만들 수 있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어떻게 보면 아이와 엄마간의 치료적 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아버지는 아이와 엄마 사이를 도와주는 대상이 아니라 방해자로서 지각된다. 너무 행복한 이자관계가 아버지 때문에 방해받는다는 무의식적인 동맹이 표현될 수 있는데,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삼자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끔 치료자는 내담자와 무의식적으로 공모하여 치료에 실패할 수 있는데,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 자기애적인 커플(즉, 아이와 어머니)에 대한 복수로서 치료자는 치료를 그만 둘 수 있다(예를 들어, 상담자 입장에서 “두 사람이 잘해보라.”는 식의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때 치료자의 전지전능한 소망이 좌절되면서, 전지전능한 환상과 관련된 조적 방어(manic defense)나 복수가 난무할 수 있다.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어머니가 되려고 하는 그런 전지전능한 소망을 가지고 있는 치료자는 내담자의 모든 고통을 없애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런 공모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Balint, 1968; Kohut, 1977). 그리고 정신분석 치료의 변화의 힘을 과장하는 치료자들이나 아이같이 전능하게 치료의 힘을 믿는 치료자들은, 내담자의 내재화된 어머니의 전능한 상과 부딪힐 수 있다. 이때 치료자는 아이 편만 들고 엄마를 미워할 수 있으며, 내담자의 부모와 부딪히거나 휘둘릴 수 있다.
어머니의 소망이나 기대를 너무나 잘 알고 어릴 때부터 살아남기 위해 적응을 해온 내담자들은, 지나치게 적응하는 것 때문에 결국 관계가 파괴될 수 있다. 이러한 내담자들은 치료자의 어떤 해석이나 재구성에도 겉으로는 다 수긍하고 맞다고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이러한 내용들이 하나도 스며들지 않는다. 치료자 입장에서 전지전능한 기대를 하면, 내담자들은 상담자의 이러한 기대에 과도하게 적응하려고 하는데, 그러다 보면 상담이 갑자기 중단될 수 있다.
더 좋은 치료자가 되려고 하고, 내재화된 전능한 엄마가 되려고 하는 상담자는 자기가 원하는 데로 되지 않으면 쉽게 좌절하고 체념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상담 장면에서 상담자는 현실적이고도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로서 기능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엄마는 아이가 한발 한발 탈이상화하게 하면서 아이를 놓아 줄 수 있는 그런 엄마이다. 즉, 이런 엄마는 항상 완벽하지 않고 틀릴 줄 알며, 결국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격려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태도를 가진다.
Freud 이후로 내담자들이 보이는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해 개념화하고 기술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많은 이론적인 발전이 있었다. Freud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죄책감과 처벌 욕구와 연결지었고, 이것이 외디푸스 갈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밝혔다. 이후 연구자들은 점점 전외디푸스기적인 자기애적 뿌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현대의 정신분석적 발달심리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디푸스 갈등과 관련된 죄책감이나 처벌욕구도 있지만,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내담자들은 종종 심한 성격장애를 가진 경우가 많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자신의 행동이나 소망으로 인해 어린 시절의 내사물을 파괴할까봐 무력하게 불안에 떨고 있는 내담자들의 표현일 수 있다.
수 십년의 연구를 통해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한 많은 설명과 평가들이 모아졌다. 이전에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부정적으로 평가되었지만, 이제는 점점 더 어떤 기회로 이해되고, 개념화되었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의 자율성 발달을 저해는 여러 갈등들이 지금 여기(here and now)의 치료 장면에서 상연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분석적인 작업이 가능하게 된다.
참 고 문 헌
Asch, S. (1976). Varieties of negative therapeutic reaction and problems of technique. Journal of the American Psychoanalytic Association, 24, 383-407.
Balint, M. (1968). The basic fault, therapeutic aspects of regression. London: Tavistock.
Begoin, J. & Begoin, F. (1979). Negative therapeutic reaction. Paper to 3rd conference of the european psycho-analytic federation,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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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http://www.psychoanalysis.co.kr/materials/view.php?board_idx=1742&page=1&article_num=7
저자: 이용승
제목: 부정적 치료반응
출처: 임상심리학회 추계학술대회 워크샾(2004)
부정적 치료 반응(negative therapeutic reaction)은 Freud(1923)가 처음으로 제시한 임상적 현상으로,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치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표현할 때, 치료 장면에서 일어나는 특정 반응을 기술하기 위한 것이었다. Freud는 이 개념을 초자아(Über-Ich, superego)에 의한 ‘무의식적인 죄책감’으로 설명하였다. Freud의 초기 공식화 이후에 이 주제와 관련하여 많은 중요한 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이 현상은 1923년 Freud가 쓴 ‘자아와 원초아(Das Ich und das Es, The ego and the id)’에 처음 기술되었다.
분석 작업 중에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료자가 그들에게 희망적으로 말하거나 치료의 진전에 대해 만족을 표시하면, 그들은 불만족스러움을 표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상태 역시 예외 없이 더 나빠진다. 처음에 우리는 이것을 반항이나 치료자에 대한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한 시도라고 간주하였으나, 이후에는 좀더 깊고 정당한 견해를 얻게 된다. 그러한 사람들은 어떠한 칭찬이나 올바른 평가도 참아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치료의 진전에 역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우리는 확신하게 된다. 부분적인 해결이 있을 때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마땅히 상태의 호전이나 증상의 일시적 중단을 가져오겠지만, 이들에게 있어서는 당분간 증상의 악화를 가져온다. 치료 도중에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된다. 이들은 ‘부정적 치료 반응’이라고 알려진 것을 보여준다(p. 49).
실제 치료 장면에서 치료자의 개입이 내용이나 시의성에 있어 적절한데도 불구하고 내담자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으며, 치료자가 내담자의 진전에 대해 만족할 때 내담자는 오히려 싫어할 수 있다. 그리고 치료를 통해 나아진 것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는 내담자들도 있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Freud 이후로 그 개념이 계속해서 확장되었고, 이러한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와 관련하여 많은 주장들이 제기되었다. 최근까지 이루어진 설명들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한 지금까지의 설명들을 정리해보면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1. 우선은 외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된 죄책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부정적 치료 반응은 무의식적인 죄책감의 결과로 자기를 처벌하고 싶은 욕구와 관련된다(Freud, 1923; Sandler, Dare & Holder, 1992).
2. 두 번째로는 전외디푸스기의 대상관계(object relation)와 관련된 설명인데, 부정적 치료 반응은 자기애적(narcissistic) 성격 저항의 표현으로서, 아니면 무의식적인 시기심(envy)으로서, 아니면 분리-개별화(separation-individuation) 과정이 실패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Horney, 1936, Klein, 1957; Grunert, 1965; Asch, 1976; Limentani, 1981; Brandchaft, 1983).
3. 마지막으로는 분석 기법에서 잘못된 해석이나 개입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ich, 1934; Grunert, 1979).
1. 무의식적 죄책감과 관련된 Freud의 설명
우선 Freud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무의식적인 죄책감의 작동과 연결지었는데, 이러한 사례들에서 증상은 적어도 내담자의 죄책감을 완화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증상은 ‘처벌이나 고통에 대한 요구’를 나타낼 수 있는데, 이는 과도하게 엄격하고 비판적인 양심(conscience)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이다. 그러므로 증상으로부터 회복되는 것은 이러한 내담자들에게 급성적이고 참기 어려운 죄책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Freud는 또한 ‘피학증의 경제적 문제(The economic problem of masochism)’(1924)에서 부정적 치료 반응을 유발하는 무의식적인 죄책감이 어떤 경우에는 피학적 경향에 의해 강화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는 신경증에 수반되는 고통이 피학적 경향을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하였고, 모든 치료적인 노력에 저항하는 신경증은 당사자가 불행한 결혼의 비참함에 빠지게 되거나, 돈을 모두 잃거나, 혹은 위험한 기질적인 질병이 생길 때 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경우 고통의 한 형태는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Freud는 이미 1916년에 이와 동일한 기제를 기술하였는데, 그는 몇가지 성격 유형들을 기술하면서 ‘성공에 의해 파멸되는 사람들(those wrecked by success)’을 언급하였다. 이 사람들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어떤 욕구가 충족되는 순간에 병에 걸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자신에게 다가온 행복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고 하였다. Freud는 이와 관련된 두 사례를 들고 있다(1916). 첫 번째 사례는 수년 동안 사랑하는 연인과 행복하게 동거해온 한 여자의 경우인데, 완전한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두 사람은 법적으로 결혼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혼을 올릴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곧 주부가 될 것인데도 전혀 집안을 돌보지 않았고, 남편의 부모들에게도 학대받고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리고 남편의 모든 인간관계에 대해 질투했으며, 남편이 일하는 것마저 방해하였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치료하기 힘든 편집증이 생겨났다.
두 번째 사례는 자신의 공부를 시작하게 해준 스승의 뒤를 잇고 싶은 소망을 오랫동안 간직해온 한 남자의 경우이다. 스승이 은퇴하게 되자 동료 교수들은 스승의 뒤를 이을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고 그에게 알려왔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그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의 자격을 의심하였으며, 마침내는 자신에게 지정된 자리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선언하였다. 그는 결국 깊은 우울증에 빠져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Freud(1916)는 내담자가 현실에서 오랫동안 희망해온 이익을 얻었을 때, 이러한 좋은 결과에 대해 금지하는 것이 양심의 힘이라고 보았다. 그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특정 임상 현상, 즉 어떤 고무적인 경험 이후에 내담자 상태가 악화되는 것에 대한 기술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나아지는 것에 따른 죄책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더 나빠지는 형태를 취하는 어떤 반응이라고 설명하였다.
2. 전외디푸스기의 대상관계와 관련된 설명
대상관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설명은 아니지만, Karen Horney(1936)는 특정 유형의 부정적 치료 반응이 피학적(masochistic) 성격 구조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그녀는 치료자의 정확한 해석이 제시된 다음에 부정적 치료 반응이 발생한다고 가정하였고, 정확한 해석이 내담자에게 열등감과 불완전감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였다. 내담자는 치료자의 해석에 대해 모욕감을 느끼고, 그리하여 분석 진행을 방해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모욕을 주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부정적 치료 반응 사례들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담자는 종종 실제로 이러한 증상이 완화되었음을 분명하게 느낀다. 그리고 나서 조금 지나면 기술된 것처럼, 예를 들어 증상의 증가, 낙심, 치료를 중단하려는 소망 등으로 반응한다. 원칙적으로 분명한 반응 연쇄가 존재한다. 우선 내담자는 분명하게 증상 완화를 경험하고, 다음에 더 나아질 전망으로부터의 위축, 낙담, (자신 혹은 치료자에 대한) 의심, 무망감, 중단하고 싶은 마음이 뒤따르며, ‘나는 변화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어요.’와 같은 언급을 한다.
부정적 치료 반응을 보이는 이런 사람들은 치료자에 의한 해석의 효과를 다양한 형태로 받아들인다. 우선 이런 내담자들은 좋은 해석을 치료자와 경쟁하는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내담자는 치료자가 가진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분개한다. 이들은 종종 치료자를 얕잡아봄으로써, 자신의 적개심과 패배감을 표현하고, 치료자를 패배시키려고 시도한다. 이런 경우 내담자의 반응은 해석 내용이 아니라 치료자가 보여준 기술에 대한 것이다. 또한 치료자의 적절한 해석은 내담자의 자존감에 대한 타격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는 비난받는다고 느끼고, 형세를 역전시키려는 시도로 치료자를 비난함으로써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내담자는 해석을 거절로 느끼고, 자신의 어려움들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치료자가 싫어하거나 경멸할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와 같이 Horney는 자기애적(narcissistic)이고 피학적인 성격 구조를 가진 내담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치료 반응을 기술하였다.
Horney와 같이 Riviere(1936)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심리내적인 힘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우울증과 같은 심리 장애에 대해 자기를 보호하려는 방어적인 반응(defensive reaction)으로 설명하였다. 이런 내담자들은 자신의 내적 대상(internal object)과 병리적으로 관련된다. 이들은 자신의 내적 대상이 파괴되거나 상실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러기 때문에 이것들을 붙잡고 있어야한다. Riviere는 부정적 치료 반응 뒤에 있는 추동력은 손상된 내적 대상에 대해 느껴지는 내담자의 무의식적인 죄책감과 고통이라고 느꼈다. 내담자는 자신의 증상을 유지함으로써, 그리고 자신의 대상관계 세계를 해석하려는 치료자의 어떠한 시도에도 저항함으로써, 자신의 내적 대상에 의해 느낀 적이 있었던 고통을 경험한다.
부정적 치료 반응의 이해에 중요한 기여를 한 또 다른 분석가로는 Melanie Klein(1957)을 들 수 있다. Klein 이론의 후기에 확장된 중요한 개념으로 시기심(envy)이 있는데, 나쁜 대상들을 향한 증오와는 대조적으로, 시기심은 좋은 대상들을 향한다. 유아는 환상 속에서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좋은 대상인 젖가슴을 망치고 파괴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젖가슴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좋기 때문인데, 시기심이 개입될 경우 아이는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 간의 구분을 허물어버리고,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풍요로움과 선함을 파괴하기를 갈망한다. 이러한 시기심은 Freud가 기술한 부정적 치료 반응을 잘 설명해주는데, 내담자는 치료자가 지닌 잠재적인 선함, 효율성, 혹은 사랑을 시기할 수 있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내담자는 시기심으로 모든 희망을 체계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Baranger(1974)는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한 Melanie Klein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Melanie Klein은 ... ‘시기심과 감사’(envy and gratitude)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를 제공하는데, 시기심이 항상 부정적 치료 반응의 기원에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석가가 피분석자를 이해한다고 확신할 때, 그리고 피분석자가 이러한 확신을 공유할 때, 부정적 치료 반응 문제가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바로 이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해 피분석자는 자신에 대한 분석가의 성공과 승리를 좌절시킨다. 피분석자 측면에서 이것은 마지막 자원이다. 결국, 자신의 실패라는 댓가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분석가를 실패하게 만들 수 있다.
Klein 이후로 시기심과 이와 관련된 파괴성의 역할에 많은 중요성이 두어졌는데, 특히 자기애적이고 경계선적(borderline)인 내담자들에서 부정적 치료 반응을 일으키는 시기심의 역할이 강조되었다(Kernberg, 1975; Rosenfeld, 1975; Begoin & Begoin, 1979; Spillius, 1979; Segal, 1983). 내담자는 정확한 해석을 하는 분석가의 능력에 대해 시기하고 분개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부정적 치료 반응을 발달시킴으로써 분석가의 역량을 파괴하고 싶어할 수 있다.
Olinick(1964)은 부정적 치료 반응을 부정성(negativism)의 특별한 경우로 보았다. 그는 부정적인 태도의 기원을 추적하였는데, 부정적 치료 반응을 보이는 내담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공격적인 구강성과 항문성을 가진다고 보았다.
보다 최근에 Asch(1976)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생겨나는 것과 관련된 심리내적인 갈등의 세 가지 변형을 구분하였다.
1) 우선은 자아 이상(ego ideal)에서의 병리이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어머니의 피학적인 생활태도(아무런 즐거움도 못 느끼고 가족들에게 순교자, 희생자처럼 나오는 어머니)에 대해 동일시하는 경우에 내담자는 즐거우면 안되고, 고통스러워야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울 경향성이 있는 내담자들이 보이는 부정적인 치료 반응에 대해 여러 논문들이 발표되었다(예를 들어, Horney, 1936; Riviere, 1936; Lewin, 1961; Olinick, 1970).
2) 두 번째로는 전외디푸스기적 무의식적인 죄책감으로, 어머니와의 분리-개별화(Mahler, Pine, & Bergman, 1975)로 인해 죄책감을 경험하는 경우이다. 실제 성장과정에서 아이는 엄마가 심리적으로 놓아주지 않을 때 분리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최근 들어 많은 저자들이 내담자가 초기 대상과 분리하고 개별화하는 데에서의 실패를 강조하였고, 부정적 치료 반응을 고려하는데 있어 이 준거틀을 사용하였다(Valenstein, 1973; Asch, 1976; Grunert, 1979).
3) 세 번째는 공생적인 융합(symbiotic fusion)에 대한 성격적인 방어이다. 예를 들어, 어떤 내담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찬성하거나, 치료자의 해석에 동의하면 자기가 의지 없이 굴복하는 것처럼 느낀다. 이러한 내담자들은 항문기적으로는 독재자에게 억압받는 것처럼 느끼고, 구강기적으로는 삼켜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많은 저자들이 내담자 안에 있는 우울하고, 양가적인 어머니의 내적 이미지에 융합하려는 퇴행적인 노력에 근거한 반응 경향성에 주목하였다(Asch, 1976; Limentani, 1981; Olinick, 1978). 특히 Limentani(1981)는 외상적인 초기 경험과 관련하여 심리적 고통의 재경험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하였다. 초기 아동기 대상과의 결합을 포기하려는 생각에 대해 죄책감을 경험하는 것은 부정적 치료 반응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밀접한 내적 결합은 자벌적이고 피학적인 성질을 지니는데, 이후에 발생하는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에게 대상과의 피학적인 자기손상적 결합이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또한 Asch(1976)는 부정적 치료 반응의 논의에서 초기의 피학적 관계와 자기애적 보상의 획득 간 연결에 주목하였다.
만족의 회피를 통해 고통 받는 삶을 이상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모의 보호 아래 성장해온 사람, 그리고 이렇게 (사랑하는) 부모 상을 내재화해온 사람은 분석을 통해 개선되는 것에 저항을 할 것이고, 특히 쾌락의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해석에 대해 저항할 것이다. 일단 도덕 체계가 통합되면, 그것에 대한 복종은 죄책감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그것은 또한 그 자체가 끝이 될 수 있는 자기애적 만족을 생성한다.
우리는 내담자가 소위 자기애적 전지전능(narcissistic omnipotence)의 상실, 자기가 주인이 되는 느낌의 상실을 두려워할 수 있다고 덧붙일 수 있다. 만약 내담자가 치료자의 해석 후에 자기가 나아졌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이러한 개선은 독립과 자기 통제의 포기를 나타내기 때문에, 자존감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Kernberg, 1975; de Saussure, 1979; Brandchaft, 1983).
자기 심리학(Self psychology)에 관한 이론들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Kohut(1976)은 자기애적 성격장애 내담자들이 초기 대상관계에서 결핍(deficits)이 있었다고 가정하였고, Brandchaft(1983)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내담자가 응집력있는 자기(cohesive self)를 발달시키고 유지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설명하였다.
3. 잘못된 해석이나 개입으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
Wilhelm Reich(1934)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앞서 제시한 이론들처럼 심리내적인(intrapsychic) 힘들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Freud의 견해와는 달리 그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주로 잘못된 분석 기법에 기인한다고 느꼈다. 특히 Reich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치료자가 부정적인 전이(negative transference)를 잘 다루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Grunert(1979)는 치료자와 내담자 간에 기본적인 신뢰감이 형성되기 이전에 때 이른 해석을 하는 것은 치료자의 기술 부족(artifact)이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내담자의 떼쓰는 행동에 대해 치료자는 “엄마 젖을 더 먹고 싶어서 떼를 쓰는 거야?”등으로 때 이른 해석을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내담자는 자신을 희망이 없는 나쁜 사람으로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전이는 보다 적절하게 밀도를 높여서, 적절한 시기에 해석해야 할 것이다.
Schubart(1989)는 내담자가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아니오”에 대해 분석적으로 만나지 않고 교육적으로 다룰 때(예를 들어, 이렇게 하라, 이렇게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경우) 부정적 치료 반응의 부정적인 함의가 생긴다고 하였다. 내담자는 스스로 아니라고 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하는데, 이러한 기회를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을 자율적으로 조직화하는 기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하기보다는, 내담자가 경험한 적이 있는 어떤 좌절이나 실망을 치료 장면에서 상연(enactment)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치료자는 분리(separation)에 대한 내담자의 방어를 해석하고 자기표상과 대상표상의 분화와 관련된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치료자는 내담자가 “아니오”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함께 다룰 수 있고 유희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가 분리를 작업할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고 출구가 될 수 있다.
때로 치료를 중단으로 이끄는 이러한 부정적 치료 반응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실제 치료 장면에서 다각적인 측면을 검토해야할 것이다. 즉, 치료 자체가 외디푸스기적 승리에 대한 불안 혹은 행복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인지? 치료자에 대한 시기심 때문에 좋은 치료자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담자의 행동이 치료자의 무의식적인 태도에 관련되는 것은 아닌지? 등이다. 또한 부정적 치료 반응은 치료자가 알아차리지 못한 반치료적인 개입에 대한 영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자는 치료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전이와 역전이를 계속해서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제로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의 자율성 발달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갈등을 치료 상황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치 료 기 법
부정적 치료 반응과 관련하여 치료에서는 역전이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Modell, 1965; Olinick, 1964; Kernberg, 1971; Asch, 1976; Grunert, 1979; Limentani, 1981). 때로 치료자의 강한 역전이 감정은 내담자의 피학적인 행동에 대한 반응일 수 있는데, 이 경우 내담자는 끝없이 치료자를 원망하고, 평가절하하고, 태만한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이런 내담자들은 아주 어린 시절의 무력감, 체념 등과 관련된 전지전능한 환상(omnipotent fantasy)을 보인다. 이것은 내담자가 자신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반영해주는데, 내담자는 노골적으로 치료를 통해 변화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Beland(1989)는 행동화의 형태로 일어나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두가지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행동화 이면에는 아주 강한 무의식적 처벌 욕구나 자기애적 시기심이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것들의 표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담자 마음 안에서 아직 이해받지 못한 채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다. 내담자는 참기 어려운 전외디푸스기적 외상에 속하는 심리적 상처나 고통을 들추어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해서든지 이것들을 피하려고 한다. 내담자는 반복해서 방어를 하게 되는데, 어린 시절의 고통은 무지막지하게 모호하고 부담스러우며 과격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담자는 자기 안에 있는 피학적인 자아 이상, 비판적인 초자아를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를 통해 치료자에게 유발시킨다. 이런 식으로 내담자 어린 시절의 내사물(introjects)로 이루어진 친숙한 장면이 치료 회기 내에 만들어진다. 이러한 것에 대해 치료자가 잘 모르고 있으면 내담자 문제를 적절히 다루지 못하고 그냥 치료가 끝나게 될 것이다. 내담자 어린 시절의 파괴적인 동일시를 훈습할 때, 치료자는 내담자가 아무리 방해해도 절제 규칙을 지켜야하고, 내담자의 파괴적인 공격성에도 살아남아야 하는데, 이때 치료자는 상당히 절망스럽다.
어떤 내담자는 이미 상담에 오기 전부터 아무도 자기를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온다(Novick, 1980). 치료자를 만나기 오래 전부터 내담자는 어떤 치료도 자기를 도울 수 없고, 자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치료 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이런 동기를 가진 내담자들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전지전능한 어머니 상을 붙잡아놓기 위해 치료자가 실패하게 만들 수 있는데, 즉, 부정적으로 점유된 대상표상이 치료자에게 외재화(externalization)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좋기만 한 어머니 표상을 구출하기 위해 내담자는 어머니 이외의 모든 여자들을 나쁜 여자로 만들 수 있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어떻게 보면 아이와 엄마간의 치료적 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아버지는 아이와 엄마 사이를 도와주는 대상이 아니라 방해자로서 지각된다. 너무 행복한 이자관계가 아버지 때문에 방해받는다는 무의식적인 동맹이 표현될 수 있는데,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삼자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끔 치료자는 내담자와 무의식적으로 공모하여 치료에 실패할 수 있는데,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 자기애적인 커플(즉, 아이와 어머니)에 대한 복수로서 치료자는 치료를 그만 둘 수 있다(예를 들어, 상담자 입장에서 “두 사람이 잘해보라.”는 식의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때 치료자의 전지전능한 소망이 좌절되면서, 전지전능한 환상과 관련된 조적 방어(manic defense)나 복수가 난무할 수 있다.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어머니가 되려고 하는 그런 전지전능한 소망을 가지고 있는 치료자는 내담자의 모든 고통을 없애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런 공모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Balint, 1968; Kohut, 1977). 그리고 정신분석 치료의 변화의 힘을 과장하는 치료자들이나 아이같이 전능하게 치료의 힘을 믿는 치료자들은, 내담자의 내재화된 어머니의 전능한 상과 부딪힐 수 있다. 이때 치료자는 아이 편만 들고 엄마를 미워할 수 있으며, 내담자의 부모와 부딪히거나 휘둘릴 수 있다.
어머니의 소망이나 기대를 너무나 잘 알고 어릴 때부터 살아남기 위해 적응을 해온 내담자들은, 지나치게 적응하는 것 때문에 결국 관계가 파괴될 수 있다. 이러한 내담자들은 치료자의 어떤 해석이나 재구성에도 겉으로는 다 수긍하고 맞다고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이러한 내용들이 하나도 스며들지 않는다. 치료자 입장에서 전지전능한 기대를 하면, 내담자들은 상담자의 이러한 기대에 과도하게 적응하려고 하는데, 그러다 보면 상담이 갑자기 중단될 수 있다.
더 좋은 치료자가 되려고 하고, 내재화된 전능한 엄마가 되려고 하는 상담자는 자기가 원하는 데로 되지 않으면 쉽게 좌절하고 체념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상담 장면에서 상담자는 현실적이고도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로서 기능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엄마는 아이가 한발 한발 탈이상화하게 하면서 아이를 놓아 줄 수 있는 그런 엄마이다. 즉, 이런 엄마는 항상 완벽하지 않고 틀릴 줄 알며, 결국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격려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태도를 가진다.
Freud 이후로 내담자들이 보이는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해 개념화하고 기술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많은 이론적인 발전이 있었다. Freud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죄책감과 처벌 욕구와 연결지었고, 이것이 외디푸스 갈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밝혔다. 이후 연구자들은 점점 전외디푸스기적인 자기애적 뿌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현대의 정신분석적 발달심리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디푸스 갈등과 관련된 죄책감이나 처벌욕구도 있지만,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내담자들은 종종 심한 성격장애를 가진 경우가 많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자신의 행동이나 소망으로 인해 어린 시절의 내사물을 파괴할까봐 무력하게 불안에 떨고 있는 내담자들의 표현일 수 있다.
수 십년의 연구를 통해 부정적 치료 반응에 대한 많은 설명과 평가들이 모아졌다. 이전에는 부정적 치료 반응이 부정적으로 평가되었지만, 이제는 점점 더 어떤 기회로 이해되고, 개념화되었다. 부정적 치료 반응은 내담자의 자율성 발달을 저해는 여러 갈등들이 지금 여기(here and now)의 치료 장면에서 상연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분석적인 작업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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