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융의 종교관
칼 융의 종교관
칼 융의 종교관김성관 교무(원광대 교수) 승인 1982.09.16 호수 328 댓글 0기사공유하기선문답은 무의식적 응답을 찾는 방법의 하나양심은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신의 소리융(1875~1961)은 자신의 심리학을 프로이드(1865~1939)의 정신분석학과 구분할 필요를 느껴 1913년 이후 분석심리학이라 부르기 시작했다.융은 학문적 교류를 통해 프로이드가 발견한 무의식의 세계에 대하여는 높이 평가하고 또한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에 동화해 가는 의식화 과정이 인간의 성숙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점에서 입장을 같이 한다.그런데 프로이드나 아들러등의 학파에서 인간심리를 너무 지나칠 정도로 병리적인 측면에 설명하고자 했음에 반해서 융에 있어서의 무의식은 병리적인 개인무의식과 함께 태어날 때 이미 가지고 나오는 사람이면 누구에게서나 발견되는 보편적인 내용을 가진 집단무의식을 포함한다.집단 무의식은 인간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의 근원적 유형들에 의하여 구성되며 즉 이것은 신화를 산출하는 그릇이며 우리 마음속의 종교적 원천이 된다. 또한 융은 심리학의 대상을 신화와 종교 철학 등과 소위 심령현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정신의 모든 소산에 확대하면서 심리적 현상과 체험을 중요시하는 경험론자이면서 현상학적 입장에 서 있으려고 노력했다.융심리학의 입장에서 볼 때 종교는 인간의 마음의 직접적인 표현이며 인간의 마음속에 종교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원천이 내재하고 있다고 보면서 인간의 본성 자체에 종교성이 있다는 점에서 종교적 인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프로이드는 종교현상을 생물학적 충동이 승화된 결과이거나 소아 신경증에 비교될 수 있는 것이라 규정한다. 그리고 인간은 자연을 의인화하여 부(의) 성격을 부여하고 신을 만들어 버린다. 자연으로부터의 위협에 직면하여 인간은 절망감을 느끼며 현실적인 부의 한계성 때문에 그보다는 더 큰 새로운 위대한 아버지로서의 신을 상정한다는 것이다.또한 프로이드는 토템과 타부에서 토템신앙의 기원을 그의 Oedipus 갈등설과 결부하여 이른바 원부()를 죽인 원시인의 죄책감에서 생겼다고 보면서 토템신앙은 그 감정을 완화시키려는 시도이며 인류의 가장 초기에 행해진 범죄 행위에 대한 추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융은 종교에 관한 프로이드 견해에 대하여 몇 가지 점에서 수긍하나 전혀 일치를 볼 수 없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융의 비판에 앞서 프로이드의 토템신앙에 대한 소설이나 살부환상은 종교기원론의 무의미성을 제기하는 종교학자들에 의해서 이미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프로이드가 종교를 소아의 강박신경증에 비유한 것과 종교가 보편적인 신경증으로서 개인이 이에 참여할 때 개인적인 신경증에 빠지는 데로부터 많은 사람들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 주장은 융에 의해서도 수긍되었다. 프로이드의 견해는 적어도 신경증적인 상태의 종교신앙을 하는 사람이나 그러한 문화권의 종교현상을 설명하는 점에서는 일면적 타당성이 있다. 융도 신도들의 맹목적 의존성을 비판하면서 성서는 어린이처럼 되라고 하였지 어린이 상태에 머물러 있으라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일이 있다.그러나 융은 프로이드가 유대-기독교 문화를 고찰의 대상으로 삼고, 동양의 종교나 기독교 이전의 소아시아와 고대 그리이스의 여러 이색적인 종교를 고려하지 않은 채 종교를 논하고 있으므로 그의 논지는 시대적 공간적 제약을 받고 있어 일반화시키기 어려울 분만 아니라 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선이라든가 무의식의 욕구충족설등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종교의 기원을 말하고 있어 그에게는 인간의 보편적인 그리고 근원적인 종교심성의 존재를 받아들일 여지가 없었다고 비판한다. 프로이드와는 달리 융은 자신의 상대론적 심리학의 입장과 경험론적 현상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각 문화권의 신화나 인간심성의 분석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리현상을 검토해 나갔다. 융은 프로이드가 종교적 교의(Dogma)를 욕구 충족에의 환상의 투사로 본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고, 인간의 정서를 열등시하는 합리적 계몽주의에 치우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결국 융은 프로이드가 인간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만이 신을 만들게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것과는 달리 인간정신의 심층에서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가 나타난다는 주장을 하게 된다. 도덕규범에 있어서도 프로이드가 도덕적 판단의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는 초자아(Superego)를 전통적인 관습 속에서 부모의 권위 등에 의해 의식이 획득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음과 달리 융은 도덕적인 반응이 인간정신의 근원적 태도이며 도덕률은 뒤에 생긴 것으로 이 근원적 태도가 이를테면 법조문으로 굳어져 버린 것이라고 말한다. 융은 양심의 심리학적 측면을 고찰하면서 양심이 바로 사회적 규범과 언제나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을 파악한 후 양심은 자율적인 정신기능으로서 결코 학습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신의 소리임을 주장한다. 따라서 융에 있어서의 양심적 논리적 결단이란 사회규범이나 도덕적인 관습 등의 외면적인 형식을 습관적으로 따라 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가장 내면적이면서 신의 소리인 집단무의식의 진정한 뜻을 살펴 따르는 노력을 의미한다.융은 동양사상과 동양종교를 체험하기 위하여 많은 정열을 쏟았다. 그는 동양인의 종교생활과 서양인의 종교생활의 차이를 논하는데에 그의 심리학적 유형론을 도입하여 동양인이 일반적으로 내향성임에 반하여 서양인은 외향성이라는 점을 인식했다. 서로의 차이가 신앙태도나 종교예술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융은 주장하면서 인도인이 서양인과 달리 선정, 명상, 잠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신성은 모든 사물의 내부 특히 인간의 내부에 존재한다고 하며 고대사원제단도 지하로 2~3m 깊이에 잠겨 있도록 한 예를 든다. 또한 동양에는 종교와 학문 사이의 갈등이 없음을 융은 지적한다. 융은 요가와 서양인등의 논문에서 동양종교의 탁월성을 인정하였는데 그러면서도 서양인이 동양의 것을 모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두 위험한 일이며 어디까지나 외향성의 심리학적 유형에 속하는 서양인은 기독교적인 바탕을 충분히 견지하면서 동양사상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융은 티벳사서()에 대한 심리학적 주석을 하면서 동양종교에서 주장하는 심령윤회설에 대하여 진지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심적 유전이라는 용어를 씀으로써 생리적 유전과는 다른 어떤 것을 상정하고 있는데 이 개념이 곧바로 삼세윤회의 개념과 연관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심리학적으로 접근시킬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융이 선사들의 선문답은 의식적인 조작을 넘어서는 제자들의 무의식적 응답을 찾는 방법의 하나라고 주석하고 있는 점은 새로운 느낌을 준다. 선문답을 의식의 한계 밖인 집단적 무의식으로부터 무의식적으로 전해오는 메시지를 찾는 노력이라고 해석한 것인데 이는 선문답이 개아()의 한계를 넘어서는 깊은 자성의 소리를 반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때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고 느껴진다. <윗 글은 지난 8월 21일 대학원 재학 교무들의 학술발표회시 발표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자료출처 http://www.w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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