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 빙과 뉴 에이지 명상음악
출처:그리스도인과 대중문화 http://blog.naver.com/ikstudd/9826933
근래 한국 뉴 에이지 음악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국내 뉴 에이지 음악은 지난 80년대의 조지 윈스턴을 시발로, 데이빗 란츠, 앙드레 가뇽, 유키 구라모토, 케빈 컨, 이루마 등으로 이어지는 서정풍의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와 야니, 시크릿 가든, 엔야 등 세계적 지명도가 있는 스타급 뉴 에이지 아티스트들이 주류를 형성해 왔으나 최근 이들 외에 다양한 형태의 뉴 에이지 음악이 빠른 속도로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그 중 두드러지는 게 명
상, 치유 관련 뉴 에이지 음악이다. 정신과 신체의 조화를 통한 건강한 삶을 모토로, 요가와 명상을 필수항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이른바 ‘웰 빙 문화‘의 영향으로도 볼 수 있는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뉴 에이지 음악소비가 이제 하나의 새로운 분기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그간의 한국 뉴 에이지 음악은 다분히 낭만적 분위기의 ‘감상용 음악’이 주를 이루어 왔지만 이제 명상과 치유 등 실용성이 강조된 ‘기능성 음악’이 하나의 분명한 세력을 형성하는 새로운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즉 감미롭고 서정적인 음악을 통한 정서순화와 휴식이라는 소극적 목적을 넘어 뉴 에이지 음악을 자신의 정신수련과 건강증진, 자기계발 또는 종교적 목적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는 뉴 에이지 음악이 그간의 다분히 상업적이고 대중적이며 획일적인 기존 틀을 벗어나, 다양한 소수 애호가를 위한 비상업적, 비대중적, 비획일적 음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간 한국시장에서 그 본래의 목적과 정신을 상당 부분 상실하거나 훼손당한 뉴 에이지 음악이 바야흐로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뉴 에이지 음악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온라인 문화 등의 영향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세계 음반업계도 주로 마이너 레이블을 통해 생산되는 명상용 뉴 에이지 음악만큼은 크게 위축을 보이지 않는다.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전세계적 수요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힌두교와 불교 등 동양종교와 사상, 문화와 예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뉴 에이지 명상음악은 과거 서구 중심에서 벗어나 근래에는 연주와 기획이 아예 동양 중심으로 바뀌고 인도, 대만 등 아시아 현지 제작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뉴 에이지 음악의 순도(純度)를 높이려는 흐름이다. 현재 국내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오고 있는 뉴 에이지 명상음악 음반의 종류는 수백 종이 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일반 음반유통 외
에 정신세계사 등 뉴에이지 전문업체 등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대표적 뉴에이지 전문그룹 윈덤힐이 내놓은 <Yoga Zone>은 윌리엄 애커맨, 쉐도우팩스, 야니 등 그룹 산하의 대표 뉴 에이지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모은 명상음악 모음집이다. 음반은, 마음(mind)과 몸(body)과 영혼(spirit)의 균형과 조화를 통한 치유와 원기회복을 얻는 신비하고 강력한 힘으로서 자신들의 음악을 선전하고 있다. 이 음반은 상당히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지만 “무제한의 사랑과 무한대의 의식에 자신을 침잠시키라( HARI-OM TAT SAT)”라는 요가의 교훈을 음반에 삽입함으로써 이 음반이 힌두의 요가 명상의 정통에 잇대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국내에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시리즈로 잘 알려진 잭 캔필드
등이 참여하고 있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스프/ 당신의 영혼을 살찌우는 요가 음악>은 작가와 제목으로 인해 친근감으로 다가온다. 캔필드는 베스트셀러인 자신의 책이 걱정을 덜어주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며, 행복으로 인도해주듯, 요가음악 역시 같은 일은 해준다고 이 음반의 치유와 ‘웰빙 효과’를 예찬
한다. 치유음악계의 가장 대표적 인물로 스티븐 핼펀(Steven Halpern)을 손꼽는다. 작곡가이자 연주가이며 학자이자 음악치료사이기도 한 핼펀은 자신의 음반 <Music for Sound Healing>에서, 본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는데 사용되던 음악이 근대에 들어 오락적 문화로 변질되었다며 음악 본래의 치유적 기능 회복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깊은 명상(meditation)과 이완(relaxation)의 상태에서 ‘지구와의 조율’에 이
르고 치유의 에너지를 호흡할 수 있으며 음악을 통해 이러한 효과를 드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Reiki(靈氣)>는 음악으로 기의 통로를 정결케 하고 우주의 영기를 받아 스트레스 해소와 긴장이완 효과를 얻고 몸과 마음을 건강케 할 수 있
다는 음반이다. 최근 국내에서 다시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오쇼 라즈니시의 <쿤달리니 명상> 등 명상음반 시리즈는 고대 티벳에서 전래된 정통 명상 수련음악을 담고 있다. 재즈 클라리넷 주자인 토니 스캇이 60년대에 발표한 <선(禪) 명상을 위한 음악>은 뉴 에이지 음악의 효시이자 기념비적 음반이다. 현대 뉴 에이지 음악에 불을 당긴 스캇이 68년에 내놓은 후속작 <요가와 다른 기쁨들을 위한 음악>(맨 위 사진)은 현대 요가음악의 교과서적 음반이라 할 만하다. 음반의 마지막에 <Shanti(평화)>라는 곡이 있는데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내 위에 있는 평화, 내 아래 있는 평화여, 나를 둘러싸고 있는 평화여, 오 할레 크리슈나 ” 현대의 요가 명상음악이 외형적으로는 수천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음악의 근원은 힌두의 신에 대한 찬미에 잇닿아 있다는 암시가 아닐까.
명상과 치유를 내건 뉴 에이지 음악은 한결 같이 ‘웰 빙’을 하나의 지향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 동양종교에 뿌리 한 이러한 음악의 영성이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듣는 사람이 ‘웰 빙(well-being)’이 아닌 ‘일 빙(ill-being)으로 흐를 개연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웰 빙 바람과 함께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명상음악의 증가는 뉴 에이지 음악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본래의 뉴 에이지 정신을 찾아가는 제자리 찾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인데, 교회의 입장에서는 불안한 조짐이 아닐 수 없다. 명상음악을 통한 본격 뉴에이지 운동과 뉴 에이지 사상의 대중적 전파가 가속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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