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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 문제는 없는가 Ⅴ - 상업주의

CCM, 문제는 없는가  Ⅴ - 상업주의 




필자는 CCM이 일반 대중음악 양식을 교회 찬양 속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나오고 있는 음악 양식, 메시지에 관한 논란이나 세대 간의 갈등과 같은 문제보다도 훨씬 더 우려가 되는 부분이 ‘상업주의’와 관련한 문제라고 본다. 즉, 대중음악이 가진 고유의 상업주의의 속성과 가치가 CCM을 통하여 교회로 무분별하게 흘러 들어오는 점이다. 이미 오래 전 부터 CCM 음반 제작자들은 일반 대중음악 시장의 마케팅 기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상품 판매’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시스템 활용, 기획성 강화, 고비용 투입 등 일반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제작, 홍보 방식과 경쟁 논리 등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한국의 경우, 일반 음악시장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모음집 음반(compilation)’ 제작이 CCM 시장에서 그대로 답습되고 있는 현상이 대표적 예다.(이 방식은 일반 시장에서도 이미 ‘시장질서를 해치는 문제’로 지적된바 있다) 국내에도 이미 CCM 음반의 판매 순위를 다루는 인기 차트가 일반화 되어 있으며 음반 표지 등에 일반 가요 음반처럼 영어가 남발되는가 하면 자켓 디자인이나 찬양 사역자들의 패션 또한 일반 연예인의 그것에 질세랴 세련미를 더해가고 있다.



음반 산업 중심 문화 


이러한 상업주의와 관련한 문제들은 이 문화가 애초 교회 중심적 이라기보다는 음반 산업 중심, 즉 자본 중심, 시장 중심적으로 작동하는 문화로 시작 발전해 왔다는 사실에서 처음부터 피할 수 없는 딜레마였다고 할 수 있다. 즉 ‘팔리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윤 추구의 목적과 찬양 사역이라는 ‘비 상업적 특수 목적’의 동시적 추구는 이 문화가 가진 필연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모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로 청소년과 젊은이 계층인 소비자들의 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CCM 속에 대중음악이 가진 오락적, 상업적 요소의 삽입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찬양의 본질과 순수성이 왜곡, 훼손될 여지가 적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요즘 CCM은 경건의 능력은 그만두고라도 경건의 모양마저 내팽개친듯한 것도 적지 않다.



90년대 이후 미국 CCM 시장 규모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미국의 메이저(major) 음반사들로, 이들은 연예산업과 기독교가 결합해 성공을 거듭하고 있는 CCM의 시장 잠재력을 간파 한 후 거대 자본을 무기로 시장 지분 확보에 경쟁적으로 뛰어 들었다. 다분히 상업적 목적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이러한 시도에 대한 크리스천 음반사와 사역자들의 반대 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교를 위해 상업 자본과 시장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한 가운데 일반 음반사들의 시장 참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회 문화의 상업적 메커니즘 종속이 가속화 되어 CCM이 단순한 하나의 ‘돈벌이’ 문화산업으로 전락할 소지는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찬양 문화의 세속화가 심화될 여지도 커지고 있다.



수년 전 한국에서 열린 CCM 컨퍼런스의 주강사로 온 로마노프스키 교수(미 칼빈대)는 미국의 기독교 음반 산업이 미 크리스천들의 경제적 능력을 기반으로 한 ‘종교시장 개발’의 목적 아래 성장하는 가운데 적지 않은 대내외적인 불화와 혼란과 갈등이 야기되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 CCM이 미국의 기독산업을 모방하지 말 것”을 충고한 바 있다. 한국의 CCM 역시 한국 교회의 향상된 경제력, 특히 한국 경제 성장의 수혜자로 90년대 이후 문화에 대한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며 한국 대중문화 소비의 주체로 급부상한 신세대 크리스천의 경제적 풍요를 기반으로 성장 해온 부분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서 로마노프스키 교수의 권고는 귀담아 들을 가치가 크다.  



CCM ‘가수’


몇 년 전 국내의 대표적 CCM 찬양 사역자가 섹스 스캔들을 일으켜 물의를 빚은 일이 있었다. 90년대 미국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오늘날 CCM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읽힌다. 기혼인 인기 CCM 가수 마이클 잉글리시와 역시 기혼자이며 기독교 팝 그룹인 퍼스트 콜의 가수 매러베스 조든과의 혼외 임신 사실이 발각된 사건이다. 당시 잉글리시는 미 복음성가 협의회(GMA)의 도브상 6개 부분을 수상하는 등 스타급 CCM 가수였는데 이 사건으로 트로피를 반납하고 활동을 중단하는 등 곤경에 처했다. 여기서 CCM의 상업주의와 관련해 주목할 점이 있다. 스캔들이 터지자 정작 잉글리시의 팬들은 이에 크게 개의치 않았고 음반 판매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를 미 기독교인의 유별난(?) 관용과 사랑의 태도로 볼 수도 있겠으나, 그 보다는 CCM 팬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와 죄의 문제를 별개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CCM 가수와 CCM 소비자들과의 관계라는 것이 일반 세속음악 세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즉 오늘날 CCM을 듣는 젊은이들도 사실상 CCM을 ‘찬양’이기보다는 ‘음악을 즐기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CCM의 본질과 관련하여 깊이 생각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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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리스도인과 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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