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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르

키에르케고르
http://cafe.naver.com/modernth/357   
 
"진실이 아닌 위로는 또하나의 절망"
 연초에 썼던 편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정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 신영복 교수님의 말처럼 "진실이 아닌 위로는 또 하나의 절망을 안겨줄 뿐입니다." 마치 추운 날씨에 내린 빗방울처럼 거짓된 위로는 감정을 더욱 황폐하게 하는 "저주"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정반대의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진정 놀라운 기쁨을 얻게 됨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거짓된 위로가 아닌, 실로 "진정한 위로"는 슬픔이라는 고약한 감정을 몰아낼 수 있는, 비온 뒤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온기"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자신의 중심에 깊이 새기며 그 충만한 은혜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참된 위로자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저에게 내려졌던 저주가 위로의 은사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원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마음 속에서 넘쳐나기 시작하는 하나님의 향기를 인해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올 해에는 참된 위로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서관에서 뜻밖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죄렌 키에르케고르의 우화집 <지혜를 찾는 즐거움 75가지>...
 "신앞에 선 단독자"라는 말로 유명한 실존주의 철학자인 키에르케고르는, 쉐퍼가 '절망의 선'이라고 이름부른 이성의 죽음으로 현대 철학을 이끈 인물로도 유명하며 반대로 엘룰에게는 신앙에 영향력을 끼친 몇 안되는 스승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런 철학자의 심오함이 우화라는 단순 혹은 교훈적인 평이한 내용으로 정리된 이 책은, 짧은 글을 읽고 길게 생각할 수 있는 특별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두에서 다시 떠올렸던 연초의 화두, "진실이 아닌 위로는 또하나의 절망"이 이 책의 "뒤로 걷는 사람"을 읽으면서 다시금 상기되었던 저의 마음을 이해하시리라 여깁니다. 짧은 글, 긴 사색이 여러분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뒤로 걷는 사람: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선한 의지"를 무엇에 비유할까?
 사람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등을 돌린 채 걸어가면, 그 자신이 상대방으로부터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가 매우 쉽다. 그러나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 대하면서, 곧 또다시 오겠다는 확신을 심어 주는 인사나 몸짓, 혹은 "나 여기 있어요"라고 연신 이야기하면서도 뒷걸음질로 걸으면, 실제로는 사라져 가는 것이지만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은 선뜻 느낄 수 없다.
 충분히 "선한 의지"를 갖고 쉽게 약속하는 사람이 선으로부터 뒷걸음질 치면서 차츰 멀어지는 경우도 이와 같다. 이 경우, "의지와 약속"을 실행하지 않고도 선을 향한 방향은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으로부터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새롭게 세운 "의지와 약속"은 앞으로 전진하는 발걸음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정지 상태일 뿐이다. 실제로는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공허한 의지와 실천되지 않는 약속은 낙담과 실망만을 남겨준다. 그것은 불타는 의지에 열정적으로 항의하다가 곧바로 타버리게 되고, 결국 정체만을 남긴다. 술에 찌든 사람이 더 취하기 위해 강한 자극을 원하는 것처럼 후퇴하기 위해 "의지의 약속"을 보다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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