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자는 성경을 읽지 않는다? 김대진
코람데오닷컴의 김대진 목사는
강영안 교수의 책에 대한 반응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복음주의자는 성경을 읽지 않는다?기자명 김대진 입력 2020.07.05 07:31 수정 2020.07.05 07:39 댓글 0『읽는다는 것:독서법 전통을 통해서 본 성경 읽기와 묵상』을 읽고설교자도 성경을 읽지 않는다?최근에 출판된 강영안 교수의 신간 『읽는다는 것:독서법 전통을 통해서 본 성경 읽기와 묵상』을 읽었다. 이 책의 첫머리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과 강영안 교수의 담화 내용이 나온다.“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을 읽지 않습니다.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을 외우고 성경을 인용하지만, 성경을 읽지는 않습니다.” 강 교수는 뉴비긴과의 대화를 인용하며 “복음주의 신자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 구원에만 관심을 둘 뿐 성경이 전하는 하나님 나라의 포괄적이고 급진적인 메시지에 무관심한 사례”가 적지 않음을 암시한다.뉴비긴과의 대화를 통해 그는 ‘성경 읽기’에 대한 선이해의 지평을 흔들고 고정관념의 평형을 깨버린다. 계속해서 강 교수는 “성경을 어떤 책으로 읽어야 하는가?” “주관에 빠지지 않고 성경을 읽을 수 있는가?” “왜 읽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성경 읽기와 적용은 어떤 관계인가? 등에 대해서 쉬운 언어로 깊이 있게 알려준다.이 책은 성경을 읽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이번 저서는 설교자를 위해 매우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 강해설교학적 관점에서 보면 설교란 말하기 이전에 듣기라고 할 수 있다. 설교자의 의도와 계획을 내려놓고 성경의 의도와 목적을 따르는 것이 올바른 성경적 설교 즉, 강해설교라고 할 때 설교자의 가장 큰 사명은 본문으로부터 듣는 것이다. 성경 읽기를 떠나서 본문의 말씀을 들을 방법은 없다.그러나 많은 경우 성경을 설교자 자신의 의도대로 인용하고 ‘말하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듣는’ 데까지 나가지 못할 때가 많다.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을 읽지 않습니다”라는 뉴비긴의 말은 설교자에게도 적용된다. 내가 바로 ‘성경을 인용하고 설교하지만, 성경을 읽지 않는 설교자는 아닌가?’ ‘설교자는 성경을 읽지 않습니다. 설교자는 성경을 외우고 성경을 인용하여 설교하지만, 성경을 읽지는 않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강 교수는 “성경은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해 줄 목적으로 쓴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을 빚어내기 위한 책”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설교자의 성경 읽기는 설교를 위한 정보 취득 차원에 쏠려 있을 때가 많다. 진정한 의미의 읽기라 할 수 없다. 강 교수는 읽기를 시작할 때 읽는 사람은 ‘나’이지만 읽기가 깊어지면 나는 수동적인 자리로 들어가고 텍스트에 몰입하게 된다고 말한다.다른 말로 하면, 내가 읽기 시작하지만 읽기가 깊어지면서 본문이 화자(話者)가 되고 나는 청자(聽者)가 되는 일이 일어난다. 강 교수는 “우리가 하나님 말씀 앞으로 능동적으로 다가가지만 말씀이 오히려 우리에게 능동적으로 다가와서 우리를 완전한 수동 상태로 만들어 냅니다.”라고 표현한다.“우리가 말씀을 읽지만 말씀이 우리를 읽기 때문입니다.” 강 교수의 표현대로 제대로 된 성경 읽기는 여기까지 가야 한다. 설교자가 설교 정보를 찾는 차원에서 성경을 읽는 데 멈추지 말고 말씀이 설교자를 읽고 말씀이 우리를 파악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히브리서 4:12~13 말씀처럼 운동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설교자의 혼과 영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고 설교자의 마음과 생각과 뜻을 주관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성경 읽기라고 말한다.Photo by Jenny Smith on UnsplashPhoto by Jenny Smith on Unsplash강 교수는 “스콜라적 읽기(lectio scholatica)” 혹은 “대학의 읽기”라는 비판적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성경을 읽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성경 읽기 방법론을 제시한다. 그는 “말씀을 통해 나의 삶을 읽고 나의 삶을 가지고 말씀을 읽는 해석학적 순환 원리”를 강조하며 성경 읽기는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이 통합되는 인격적 읽기라고 주장한다. 그의 말대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제대로 읽고 배움은, 결국 하나님이 원하시는 온전한 사람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강 교수는 성경 읽기가 무엇인지 “자전거 타기”라는 그림 언어로 결론을 맺는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를 배우듯” 성경을 읽고 배운다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 공동체와 더불어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물에 들어가 수영을 해야 수영을 배울 수 있듯이 성경 읽기는 전인격으로, 몸으로, 삶으로 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설교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성경 본문은 공동체적 적용을 통해서 온전히 이해되고 해석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적용이 없는 본문 이해와 설교는 성경을 읽지 않는 설교자의 대표적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강 교수의 책을 읽으며 ‘자전거 타기’ 혹은 ‘수영하기’ 같은 ‘성경 읽기’를 그려본다. 평생을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그가 ‘삶으로서의 성경 읽기’라는 화두를 던진다. 프락시스(Praxis)에 뿌리내린 철학자의 신선한 ‘신학함’이 큰 자극을 준다. 올여름 읽어야 할 설교자의 필독서이다.성경을 읽고, 나아가 성경이 나를 읽어내는 그 지평에 융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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