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목회자들이여, 인문학을 공부합시다!
[논단] 목회자들이여, 인문학을 공부합시다!
[논단] 목회자들이여, 인문학을 공부합시다!기자명이용범 목사(산곡제일교회) opinion@kidok.com 호수 2387 입력 2023.05.01 09:55 업데이트 2023.05.01 20:11이용범 목사(산곡제일교회)‘인문학’(人文學, humanities) 하면 보통 ‘문사철’(文史哲) 즉 문학·역사·철학을 지칭한다. 인문학은 대학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기초 학문이다. 그러나 취업에 불리하다거나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심각하게 경시되거나 천대받고 있다.상위권 성적의 대입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의대(醫大) 선호도는 압도적이다 못해 기형적이다. 서울대 인문대는 10년 전부터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인문학의 본질’을 익히는 고전(古典) 교육을 강화했다. 해마다 고전 3권을 선정해 읽고 소모임을 통해 토론을 벌이는 수업을 한다. 인문대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에 특화된 단과대학이다. 그런 인문대가 별도로 고전 읽기 수업을 한다는 것은, 한국의 대학 교육이 크게 왜곡돼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역사학자 말크 놀(Mark A. Noll)이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The Scandal of the Evangelical Mind)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신앙의 내용에 대한 이해와 반성이 빠진 채 믿음만 강조함으로써, 지성이 실종되고 무지와 억지에 떨어지는 부끄러움을 말한다. 한국교회는 감성과 열심과 행동은 강하지만, 지성과 학문적 사고에는 매우 취약하다. 지성의 부재는 기독교가 문화적 영향력을 상실하는 중요한 이유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책임이 목회자들에게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지만, 그 대상은 ‘사람’이다. 따라서 목회를 잘하려면 ‘사람’에 대해 폭넓고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인문학은 쉽게 말해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따라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는 인문학을 늘 가까이해야 한다. “바른 인간학은 바른 신학에 기초한다”는 말이 진리인 만큼, “바른 신학은 바른 인간학에 기초한다”는 말도 진리다. 그런데도 ‘목회자가 열심히 기도하고, 은혜롭게 설교하고, 열심히 목회하면 되지, 인문학은 무슨 인문학이냐? 그런 공부할 시간이 있으면 성경이나 열심히 읽으라’며 인문학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하는 목회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실망스럽고 우려스럽다.“소크라테스와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다면, 애플 전체를 걸겠다. 애플사는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다.” 미국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한 말이다. 그의 이 말 한 마디가 전 세계 경영계를 강타했다. 경영인들 사이에서 인문학 공부 열풍이 분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48명 가운데 대부분이 철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바쁜 시간에 짬을 내 인문학을 공부하는 CEO들이 차고 넘친다. 그러나 정작 인문학 공부가 가장 필요한 목회자들 대부분은 인문학 공부에 담을 쌓고 산다.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목회자들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할까? 3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성경은 문자로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사람을 알아야 하나님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다른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성경 해석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성도들과의 소통이 한층 원활해질 것이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다양한 해석이 필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에 기반한 해석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날 한국교회의 강단 위기는 설교와 성도, 설교와 삶의 현장이 단절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인들의 다양한 삶의 현장에 대한 무지는 삶과 동떨어진 설교를 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목회자들의 인문학 공부는 ‘들리는 설교’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12세기의 신학자 사르트르의 버나드(Bernard de Chartres)는 “우리가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거인의 어깨에 앉은 난쟁이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목회자들이여,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자! 인문학 공부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그렇게 하기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노회나 시찰 안에 ‘목회자 공부 모임’을 만들어 끊임없이 공부하자. 둘째, 디지털 기기와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하자. 셋째, 역사(세계 역사와 교회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자. 넷째, 베스트셀러 책을 읽자. 다섯째, 가끔 시간을 내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다녀오자. 여섯째, 모임을 대폭 줄이자. 일곱째, 서재에 앉아 연구하는 시간을 늘리자.
자료출처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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