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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5)20세기:좌절된 모더니즘의 꿈①

[기독교인문학] (5)20세기:좌절된 모더니즘의 꿈①


[기독교인문학] (5)20세기:좌절된 모더니즘의 꿈①
라영환 교수(총신대)
 라영환 교수  승인 2015.02.09 00:55  댓글 0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0230

‘삶의 파편화’ 문화전반으로 퍼지다

19세기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진보에 대한 신념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역사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과학의 발달과 산업혁명이 가져온 엄청난 진보는 그들이 역사의 마지막 단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물질적, 그리고 도전적인 진보를 통해 초월적인 어떤 세계가 아닌 이 세상 속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진보에 대한 신념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하여 무참히 깨져버렸다. 1914년 8월 제1차 세계대전의 서막을 알리는 총성은 19세기를 지배하던 역사에 대한 낙관론적인 이해의 종말을 고함과 동시에, 그 뒤를 잇는 시대정신의 등장을 알리는 것이었다. 즉 모더니즘의 근간을 이루었던 인간의 자율성과 진보에 대한 신념은 20세기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았다.

피카소(Pablo Picasso)의 ‘아비뇽의 여인들(Les Demoiselles d’Avignon)’은 인본주의 희망 위에 세워진 르네상스적 예술과는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는 것이었다. 쉐퍼(Francis A. Schaeffer)는 이 그림이 ‘인간성의 파편화’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그는 이 작품의 미술사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 한다. “이 그림은 세잔느(Cézanne)의 파편화를 고갱(Gauguin)의 야만인의 개념에 결합시킨 후,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였던 아프리카의 가면의 형식을 덧붙인 것이다.” 쉐퍼의 평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20세기 미술의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인간성의 파편화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은 본 논지와 관련하여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간의 파편화라는 주제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계단을 내려가는 누드’에도 등장한다. 인간의 파편화에 대한 묘사는 모더니즘의 이상이었던 자신의 힘으로 희망찬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는 이상적인 인간상에 대한 신념이 무너져 버렸음을 보여주고 있다.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작품에는 인간과 고깃덩어리가 주요한 테마로 등장한다. 그의 ‘페인팅(Painting)’이라는 작품에서 인간은 단지 고깃덩어리로 묘사될 뿐이다. 이제 인간은 보티첼리의 ‘비너스’나 르네상스 화가들이 그리고자하였던 아름다운 존재가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서 인간은 단지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것이었다. 거의 가죽만 남긴 채 목에 달린 시체를 작품화한 마크 퀸(Mark Quinn)의 ‘비가시적 도피수단’, 그리고 죽은 아버지의 나신을 실리콘과 아크릴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이용하여 정확히 실물크기의 2/3로 복제한 론 뮤엑(Ron Mueck)의 ‘죽은 아버지(Dead Dad)’와 같은 작품들은 이 시대의 인간에 대한 이해를 잘 보여 주고 있다.

20세기 사람들에게 비춰진 세상은 19세기 낭만주의 화가들이 보았던 그런 세상이 아니었다. 세상은 더 이상 그들에게 아름다운 곳이 아니었다. 다빈치가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에서 추구한 대칭과 조화와 같은 것들은 20세기에 와서 사라져 버렸다.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작품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캔버스에 물감을 붓거나 떨어트리는 드리핑(dripping) 기법으로 거미줄같이 얽힌 심리적 미로를 표현하였다. 바네트 뉴먼(Barnett Newman)이 미술이 미(美)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부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였다.

이러한 변화는 음악의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 쇤베르크(Schönberg)와 스트라빈스키(Stravinsky)의 작품이 대표적인 예이다. 고전주의에서 음악은 하나의 완전한 미적 대상이었기 때문에 화음계의 올바른 사용을 통한 형식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였다. 그런데 쇤베르크는 오랜 기간 보편적인 척도로 여겨진 화음체계에서 벗어난 곡을 만들었다. 그의 음악에서는 이전의 음악에서 강조되었던 부분간의 비례에 따른 전체적인 조화를 찾아볼 수 없다. 스트라빈스키 역시 음악자체의 형식적인 아름다움을 포기하였다. 대신 이질적인 선율과 리듬, 비트 등을 사용하여 마치 잭슨 폴록이 표현하고자했던 무작위적인 우연한 행위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들의 음악에 대한 이해는 후에 ‘힙합’이라는 대중음악에서 꽃을 피운다. 힙합은 기존의 화음중심의 음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정박자에 의존하는 기존의 서양음악과 달리 엇박자와 불규칙한 리듬 그리고 즉흥성을 강조하였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역시도 이러한 의도된 의식보다는 무의식, 필연적인 계획보다는 우연, 균제(대칭)보다는 파격을 추구하였다.

음악에 나타난 파편화가 그림에서 나타난 파편화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것은 단지 기법이 바뀐 것이 아니라 어떤 세계관의 표현임을 알아야 한다. 20세기 예술 전반에 나타났던 변화는 모더니즘의 붕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에서 시작된 삶의 파편화는 문화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자료출처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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