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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강좌/기독교인문학] (4)인상주의:영원에서 지상으로

[지상강좌/기독교인문학] (4)인상주의:영원에서 지상으로


[지상강좌/기독교인문학] (4)인상주의:영원에서 지상으로
라영환 교수(총신대학교)
 라영환 교수  승인 2015.01.30 19:17  댓글 0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0120

미래보다 현재, 평면성 표현하다
 
현대예술에 반영된 모더니즘의 특징들은 특별히 19세기의 인상주의화가 작품 속에는 ‘산업혁명’, 다윈의 ‘진화론’, 헤겔의 ‘변증법’에 기초한 19세기의 이상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진보에 대한 신념과 역사에 대한 낙관적인 이해 그리고 현재에 대한 강조였다. 특별히 이 시기 화가들에게 사진기의 발명은 시간과 영원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갖게 하였다. 그것은 시간의 평면성이었다. 사물을 평면으로 표현하는 사진은 화가들에게 시간의 평면성과 현재성을 자각하게 하였다.

전통적으로 원경과 중경은 거리와 시간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였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오면서 특별히 마네(Edouard Manet)의 ‘피리 부는 소년(The Fifer)’에서 보듯이 입체감이 없는 평면구조로 사물을 묘사하려는 시도들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림에 있어서 원경과 중경이 사라진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사라짐을 의미한다. 미래보다는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현재가 더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이러한 시간의 평면성을 잘 표현한 화가가 모네(Claude Monet)이다. 그는 이전의 화가들과 달리 대상을 원근법이 적용되는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서도 보고자 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루엥성당>이다. 그는 이 작품만 무려 40여점을 그렸다고 한다. 같은 대상을 계속적으로 그린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루엥성당이 하루 동안 빛에 따라 변하는 분위기와 톤, 명암 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서 발견한 것은 대상 혹은 순간의 개별성과 독특성이었다. 그의 눈에 비춰진 성당의 외양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순간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사물의 불연속적인 순간을 화폭에 담음으로써 대상은 정적인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변화하는 것이며, 각각의 순간들은 그 자체로 독특하고 특별하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진리에 대한 모더니즘의 이해와 일치한다. 그 이전의 화가들이 변치 않는 곳에서 진리를 추구한 것에 반하여, 진리란 변화하는 순간 속에 있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변화하는 순간들에 대한 강조는 사물의 본질(essence)과 그것의 드러남(appearance)이 다르지 않다는 인식의 토대 위에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그로 하여금 대상의 순간적인 인상에 관심을 갖게 하였고,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순간의 개별성과 독특성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순간에 대한 강조는 영원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루엥성당>이라는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성당의 가치는 미래 혹은 영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존재하는 현재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순간의 독특성과 개별성에 대하여 그는 “풍경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풍경은 각 순간마다 변화한다. 풍경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 예를 들어 공기, 빛과 같은 것들이 그 풍경에 삶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각각의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대기이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그가 기존의 풍경화와 달리 자신이 그리고자 하였던 대상의 순간적인 인상을 강조한 이유이다.

19세기는 진보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래의 세계나 죽음 뒤에 오는 영적인 세계에는 관심이 없었다. 시간은 오직 현재에만 의미가 있었다. 그는 이 세상을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로 구분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그림에는 영원이나 초월과 같은 주제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18세기말과 19세기 초는 변화의 시기였다. 전통적인 귀족이라는 계급이 해체가 되었고, 부르주아 계급이 형성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상 누려보지 못했던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이들이 보는 세상이란 이전시대와 비교하여 볼 때 엄청나게 밝은 것이었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낙관론적인 이해는 그림에도 영향을 주어 전통풍경화의 색채인 흐릿한 녹색, 갈색, 회색 등을 버리고, 보다 가볍고 밝은 색을 사용하였다. 특별히 모네의 <생-라자르 기차역>은 본 논지와 관련하여 상당히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이 그림의 배경이 되는 생-라자르 기차역은 당시로 본다면 상당히 넓은 판유리와 철골을 주요 자재로 지은 건물이었다. 그는 다분히 현대적인 이 기차역을 확 트인 채광장을 통해 역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과 기차가 뿜어내는 수증기의 어울림을 통해 재현하였다. 19세기 후반기에 있어서 기차역은 단순히 기차를 타고 내리는 장소만이 아니라 과학문명과 진보를 상징하는 장소였다. 산업발전의 정도를 보여주는 문명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소설가 에밀 졸라는 “이전의 화가들이 숲과 강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시정을 표현했다면 오늘날의 화가들은 기차역에서 그것을 발견하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모네를 비롯한 상당수의 인상주의 화가들이 역동성이 넘치고 풍요로운 도시의 생활을 묘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산업사회의 풍경을 그려냄으로써 ‘도시’라는 공간에 내재한 유토피아의 열망을 표현하였다. 
 
자료출처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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