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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육체 시인'만 하면 이단 아닌가

'예수 육체 시인'만 하면 이단 아닌가
이단들에 의해 오용되는 성경구절 (14)- 요일 4:2
2010년 06월 18일 (금) 07:33:05 장운철 kofkings@amennews.com

“우리가 왜 이단입니까?”라고 항변하는 이단자들 중에는 “요한일서 4:2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심을 시인하는 자’를 기준으로 이단 규정을 해야 한다”며 나름대로 성경적(?)인 설득을 해 보려는 이들이 있다. 이단 규정은 성경의 기준을 따라야 하는데 그 기준에 해당되는 말씀이 바로 요한일서 4:2이라는 말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심을 시인하는 자’는 이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경말씀을 기준으로 이단 규정을 해야 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 기준으로 요한일서 4:2을 삼는 것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심을 시인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삼는 것은 뭔가 많이 부족하다.

정말 위 항변자처럼 요한일서 4:2의 내용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심을 시인’하기만 하면 이단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일까? 요일 4:2이 오늘날 이단 규정의 절대 또는 핵심 구절로 사용되기에 충분한 것인가?

요한일서 4:2의 성경구절을 한 번 살펴보자.

“하나님의 영은 이것으로 알지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요일 4:2 개역성경).

다른 번역서도 살펴보자.

“하느님의 성령을 알아보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으로 오셨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모두 하느님께로부터 성령을 받은 사람이고”(요일 4:2, 공동번역).

“여러분은 하나님의 영을 이것으로 알 수 있으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오셨음을 시인하는 영은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영입니다.”(요일 4:2, 표준새번역).

“하나님의 영인 성령을 알아보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으로 오신 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모두 하나님의 영을 받은 것입니다”(요일 4:2, 현대인의 성경).

   
어떤 사람이 성령의 사람인지 아닌지, 또는 어떠한 현상이 성령에 의해서 나타난 것인지 아닌지 등을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예수 = 육체로 오심’을 시인하느냐라는 말이다. ‘육체로 오셨다’는 말은 다른 표현으로 ‘사람의 몸으로 오셨다’, ‘육신을 입고 오셨다’ 그리고 ‘인간으로 오셨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육체로 오셨다’는 말을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기만 하면 이단이 아니다’로 이해하는 데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성경을 정말 이해할 줄 몰라서 그렇게 주장하는 경우다. 둘째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다.

성경이해에 관한 문제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구속사적 방법 등으로 성경에 관한 교육을 통해 어렵지 않게 성경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도적인 데 있다. 자신들의 교리 즉, ‘교주=하나님’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교주=하나님’을 주장하기 위해서 ‘예수=육체로 오심’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때 ‘예수 =육체로 오심’을 물론 정통신학의 ‘성육신’으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주로 이런 식이다. 인간인 ‘예수’라는 이가 존재한다. 그에게 그리스도의 영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에도 같은 방식으로 하나님의 영이 특정인에게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방식이다.

위와 같은 이해를 가현설(Docetism)이라고 한다. 그리스도는 ‘영’으로만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 사상은 물질적인 것을 ‘악’한 것으로 보려는 사상이 배경을 이룬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 악한 육체의 살과 피를 가지고 계실 수가 없다고 본 것이다.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치 몸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한 것이다(그랜트 오스본, <요한 1,2,3서> LAB주석시리즈, 성서유니온선교회, 2007, p.139). 영지주의자들 중에서 나온 개념이다.

요한일서가 기록된 배경 중에는 이단문제가 들어있다. 요한은 ‘흉악한 자’(2:14), ‘적그리스도’(2:18), ‘거짓선지자’(4:1) 등의 직접적인 표현들을 사용해가며 교회 안에 가만히 들어온 이단자 또는 이단 사상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

   
▲ 들라크루아의 <십자가 위의 예수님>(1853, 유화)
그들이 뿌리려고 하는 이단사상은 다음과 같다.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아니다’(2:22),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다’(4:3, 15, 5:5) 그리고 ‘예수께서 육체로 오시지 않았다’(4:2) 등이다. 주로 기독론, 즉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내용들이다. 그 이단 사상을 가진 자들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중요시하면서 실제 생활에서의 죄 문제는 가볍게 여기곤 했다. 하나님을 안다고 하면서 어두움에 거하고 형제를 미워하는 일을 예사로 한 것이다.

이에 요한은 이미 이단적인 사상들을 교회가 물리치고 승리하였음을 상기시키면서 용기를 주고 있다.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가 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니라”(2:13),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속에 거하시고 너희가 흉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2:14), “자녀들아 너희는 하나님께 속하였고 또 저희를 이기었나니 이는 너희 안에 계신 이가 세상에 있는 이보다 크심이라”(4:4) 등이다(변종길, 요한서신의 기록 동기와 배경 <요한 일이삼서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두란노 HOW주석, 2007, p.28).

간혹 영어 성경 본문을 들이대며 가현설적 이해를 주장하려는 이들도 있다. 살펴보자.

“This is how you can recognize the Spirit of God: Every spirit that acknowledges that Jesus Christ has come in the flesh is from God”(요일 4:2, NIV)

“By this you know the Spirit of God: every spirit that confesses that Jesus Christ has come in the flesh is from God”(요일 4:2, NASB)

“Hereby know ye the Spirit of God: Every spirit that confesseth that Jesus Christ is come in the flesh is of God”(요일 4:2, KJV)

여러 영어 성경 본문 중 동일하게 등장하는 ‘in the flesh’를 어줍잖은 영어 실력으로 ‘육체 안으로’라고 해석해 보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위의 가현설적 해석을 지지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영이 예수라는 ‘육체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식이다.

‘in the flesh’를 위부에서 안으로 무엇인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육체로’라고 해석하는 게 옳다. 다른 성경 본문에서도 그렇게 사용되었다.

“in his flesh”(육체로 폐하셨으니, 엡 2:15)
“in your flesh”(육체로 자랑하려 함이라, 갈 6:13)
“in the flesh”(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시고, 벧전 3:18)
“in the flesh”(육체로는 사람처럼 심판을 당하나, 벧전 4:6)
“in the flesh”(육체로 임하심을, 요이 1:7)

다시 말해 ‘in the flesh’는 ‘그리스도께서 육체 안으로 들어왔다’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셨다’ 즉, 성육신하셨다는 뜻으로 보는 게 옳다. 헬라어 성경 ‘εν σαρκι’의 단어도 마찬가지다. 헬라어신약성경사전(A Grammatical analysis Greek New Testament)도 ‘εν σαρκι’를 ‘in Flesh’로 번역하면서 모든 가현설적인 경향들을 배격하는 의미로 해석했다(“excluding all tendencies to docetism”, 신양성경사전, CLC, 1993. p.731). 따라서 요한일서 4:2의 한글성경 번역대로 ‘육체 안으로’가 아닌 ‘육체로’ 해석하는 게 좋다.

이 땅에 육체로 오신 하나님은 예수그리스도 한 분뿐이다. 따라서 어설픈 성경(요일 4:2)의 해석으로 어느 특정 교주에게 예수의 영이 육체로 임했음을 주장하는 곳이 있다면 단호하게 물리쳐야 할 것이다. 또한 이단의 기준이 ‘예수 육체 시인’의 가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만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성경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 있는 기준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예수=그리스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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