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서택_내적치유_아래로부터의 영성에 대하여
주서택_내적치유_아래로부터의 영성에 대하여
3월 9일 재의 수요일(아래로부터의 영성2)
글쓴이 박세종신부 글정보 Hit : 165, Date : 2011/03/09 11:08
http://stpaul.catb.kr/Mboard.asp?action=view&strBoardID=t203&intSeq=4284
로마 가톨릭이 말하는 아래로부터의 영성에 대한 참고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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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의 수요일이면서 『아래로부터의 영성』을 중심으로 강론을 하는 두 번째 날입니다. 처음에는 재의 수요일에 대해서만 강론을 하려고 하였었는데, 책을 읽고 묵상을 하다 보니 이 둘은 참으로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공통점은 paradox입니다. paradox는 ‘역설’이라고 번역됩니다. 함께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 사실이 함께 공존해 있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예를 들어 “죽어야 산다” 아니면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에 나오는 “님은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와 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재의 수요일과 아래로부터의 영성에는 어떠한 역설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재의 수요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입니다. 이 재는 작년 성지주일에 축성한 성지가지를 태워서 축복을 한 다음 사용합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그리스도의 승리를 상징하는 가지가 오늘 이 순간에는 허망함과 속죄를 상징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성지주일 당시 환호 가운데 흔들렸던 바로 그 가지가 지금은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머리 위에서 흔들려집니다. 똑같은 나뭇가지임에도 불구하고 한때는 승리와 환호의 가지였다면 지금은 허망함과 속죄의 가지가 되었습니다. 한 존재 안에 함께 있을 수 없는 것이 함께 놓여있으며, 지금은 허망함과 속죄와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실존을 조명하고 있지요.
그런다면 우리는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아래로부터의 영성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지난 주 강론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위로부터의 영성은 거룩함?높은 덕?아름다운 가치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아래로부터의 영성은 내가 안고 살 수밖에 없는 나의 비참함?인간적인 나약함?또 다시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는 나의 악습에서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분명히 ‘나’라는 존재는 거룩하신 하느님을 지향하면서도 동시에 악습의 굴레에 매여 있으며, 아름다운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나의 비참함과 인간적인 나약함에 걸려 넘어지는 그 진창 안에 빠져 있습니다. 함께 공존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추함, 인간적인 존엄성과 비참함이 함께 공존하고 있지요.
여기서 우리는 재의 수요일의 역설과 ‘나’라는 존재의 역설이 함께 공명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라는 존재 자체가 그렇게 역설적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직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묵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밑바닥을 대면한다는 것은 솔직히 두렵고 거북한 것이며, 나의 모습이 아닌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곳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거룩함을 향해 올라갈 수 없으며, 그리스도의 승리에 함께 동참할 수 없고, 예루살렘 주민들의 환호가 메아리로 끝났듯이 나의 기도도 그렇게 허공에서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나의 비참함을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 모두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나만 그 비참함을 나만 그 어둠을 나만 그 악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모여 있는 모두가 다른 사람들에게 밝힐 수 없는 어둠과 비참함과 악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어둠과 비참함과 악습을 직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그 순간 속죄의 가지는 승리의 가지가 될 것이며, 아래에서 시작된 영성은 위로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재의 수요일의 역설을 마음에 간직하면서 머리에 재를 받았으면 합니다.
------------------------RPTministries 정태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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