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이냐 복음이냐
백승철 등록일 2015.06.19 21:44 조회수 52 추천 0
율법과 복음에 대한 정리를 잘 한 조진모 교수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목회현장에서 다시 읽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14)
조진모 목사 (합동신학교 교수)
목회 현장에서
성경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는 도저히 그 요구에 부응할 수 없을 것처럼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하는 내용도 꽤나 있다. 더욱이 어떤 부분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부분도 있다. 특히 구약의 율법적인 요소에서 이러한 것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구약은 "하라! 하지마라!"하는 내용으로 꽉 채워져 있다. "반드시 지켜라, 아니면 영원히 저주를 받을 것이다!"라는 위협적인 어투는 거부감을 일으킬 때도 있다. 그렇다면 구약의 예언대로 구원을 이루신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율법은 우리와 어떤 상관이 있는가? 과연 율법은 죽은 문서가 되었는가? 우리는 오로지 그것으로부터 영적 의미만을 찾아야 하는가? 한쪽에서는 복음에 나타난 은혜를 진정으로 깨달은 성도는 율법적인 삶을 거부해야 한다고 한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성경의 모든 내용은 조건 없이 지켜야 한다며 율법적인 삶을 최고의 가치로 둔다. 이 질문은 우리가 풀어야 할 난제들 중의 하나이다.
칼빈의 고민
어린 칼빈은 16세기 종교개혁의 선두주자였던 루터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개종 당시 그는 루터의 신앙을 지니고 있었다. '기독교 강요' 1536년 초판의 구조는 루터의 '교리문답서'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 후 칼빈은 독자적인 신학체계를 세워나갔는데, 몇 가지 주제들에서 루터와는 대조되는 관점을 갖게 되었다. 구약에 기록된 율법에 관한 견해가 그중 하나이다.
루터는 율법과 복음을 정확하게 구분했다. 그는 율법은 주로 죄인을 정죄하고 죽이는 사역을 하였기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인하여 더 이상 율법은 없다고 보았다. 율법을 철저히 지킬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으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율법과 복음사이에서 계속되는 갈등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통하여 이 문제를 극복하셨기 때문에, 이제는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율법을 요구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율법에 대한 칼빈의 생각은 루터와 전혀 달랐다.
기독교 강요
칼빈은 '기독교 강요'의 제2권 7장-9장에서 율법에 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칼빈은 율법과 그리스도와의 연관성에서 그 의미를 찾으려 한다. 7장의 제목에 그의 의도가 잘 담겨져 있다: "율법을 주신 목적은 구약 백성을 그것으로 억제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안에서 그의 재림 때까지 구원의 소망을 주기 위해서이다." 칼빈은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완성"하셨다는 내용을, 이제 그리스도께서 율법에 철저하게 순종하셨기 때문에 더이상 "율법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다. 반대로 그의 순종은 그가 율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요구를 성취하셨다는 것이며, 그 결과 "율법은 그리스도에게로 인도" 하는 기능을 지니게 되었다고 보았다.
칼빈도 루터와 같이 인간이 율법을 완전히 지킬 수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율법을 죄인을 괴롭히고 공격하는 것으로 해석했던 루터와는 달리, 율법 자체의 본질을 은혜로 이해하였다. 좀 더 간단히 설명해 보자.
하나님은 율법에 순종하는 자에게 축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으며, 불순종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선언하셨다. 만일 하나님께서 인간들이 너무 무능하여 율법을 완벽하게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아셨지만 선뜻 약속을 주신 이유가 있을 것이다. 칼빈은 바로 이것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보았다. 즉, 구약시대에 율법 아래 있던 자들이 자신들을 대신해서 그 약속을 완성하시기 위하여 앞으로 오실 그리스도를 열망하고 기대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율법을 이루시기 위하여 율법의 저주를 온 몸에 받으셨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셨지만 인간이 도저히 이룰 수 없던 것을 그리스도께서 대신 순종하여 이루셨다. 이제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율법에 순종하는 자에게 주시는 약속의 축복을 허락하신다. 율법은 더 이상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을 정죄하거나 위협하지 못한다. 이 얼마나 크신 은혜인가!
그러므로 칼빈은 율법의 세 가지 용도를 소개한다.
첫째 용도는,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의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마치 자기 자신의 모습이 비쳐진 거울을 보듯 율법을 통하여 우리가 얼마나 커다란 죄인인가를 알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도움을 간절히 청하게 한다.
두 번째 용도는 율법은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공포심을 갖게 하여 범죄를 일삼는 악한 자들로부터 사회를 보호한다. 세 번째 용도는 하나님의 뜻을 철저히 배우고 확신에 거하도록 교훈하며 충고하는 역할이다.
위의 첫 번과 두 번째는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고,
세 번째는 오로지 중생의 경험이 있는 성도들에게만 해당된다. 성도들에게는 율법이 긍정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다. 도덕적 율법인 십계명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성도의 마음에 부담을 주려는 목적보다, 이 계명을 실천하는 자들이 하나님의 순결을 온전히 본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한다. 성도는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계명을 지켜간다.
그러므로 루터와 같이 성경을 "구약의 율법"과 "신약의 복음"이라는 대립구조로 이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대로, 칼빈은 율법과 복음이 모두 그리스도를 향하게 하는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바로 이러한 은혜가 율법 안에서보다 복음 안에서 조금 더 명료하게 드러났을 뿐이라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목회 적용
1) 반율법주의(反律法主義)를 경계하라. 대부분의 성도들을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부담스럽게 여긴다. 애써 노력을 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성도들은 더욱 이런 마음을 갖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레 신앙을 잃지 않으면서도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보여준 은혜, 사랑, 그리고 용서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다. 그러다가 결국은 죄에 대한 심각성을 잊어버리게 된다.
2) 율법주의를 경계하라. 좀 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신앙생활을 하려는 성도들은 성경에 기록된 말씀의 명령에 순종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완성하셨기에 이제는 좀 더 확실하게 율법을 지켜야 하며, 이것이 신앙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자연히 성도의 신분으로 행할 일과 행하지 말아야 할일에 관심을 집중하게 된다. 그 결과 내적인 믿음의 열매보다 보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어 형식주의 또는 위선주의적인 신앙을 갖게 된다.
3) 성경을 거울로 삼아라. 율법은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과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율법의 세 번째 용도에서 확실히 나타났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성도들을 경건으로 인도한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성경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 그 거울에 비쳐진 부족하고 연약한 자신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겸손히 그리스도께로 나아가야 한다.
처음으로
esesang91.com설립 개요
내적치유관련자료
개혁주의&청교도
상담 Counseling
쉐마교육_백승철목사_율법이냐 복음이냐?
